지난해 주식형펀드 수익률의 고공행진 속에 부진한 한 해를 보냈던 채권형펀드가 올해는 기운을 차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올해는 주식형펀드 기대수익률이 작년만큼 높지 않은데다 금리인상이 있은 후에는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채권형펀드 투자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채권형펀드쪽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10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평균 3.96%로,2008년(8.4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채권형펀드 평균 수익률(5.41%)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면서 시중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때문이다. '동양장기회사채증권1C-1'과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4C2' 등 2개 펀드는 연 10% 이상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3~4%대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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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일부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일시적으로 시중금리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점차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작년에 비해 채권형펀드 투자매력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올해는 전체적으로 채권투자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며 "금리 변동성을 활용한 단기매매를 통해 자본이득(차익)을 얻을 수 있어 상반기 중 국공채펀드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올해 0.5~0.75%포인트 정도의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이미 시장금리에 반영돼 우려 사항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측면에서 해외 이머징채권펀드나 하이일드펀드가 보다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하이이머징마켓본드1-B'와 'KB이머징마켓플러스1''푸르덴셜아시아달러1B' 등은 20%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작년 6월 말 이후 잇달아 출시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채권형펀드들도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AB글로벌고수익증권A'는 6월 말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21%대에 이르고 7월 초 출시된 '프랭클린하이일드''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블랙록USD하이일드' 등도 12~16%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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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연구위원은 "올해도 이머징국가에 일시적으로 신용 우려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이는 추세적인 경기회복기에 나타나는 이벤트성 위험 정도"라며 "이머징 · 하이일드 등 고위험채권의 신용스프레드가 추가 하락하면서 자본이득과 높은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추천했다.

웨스 스파크스 슈로더투신운용 총괄매니저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한번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지난해 높은 수익을 올려 올해는 저조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하이일드 채권시장에서 고수익이 발생한 1985년과 1991년,2003년의 다음 해에도 10~20% 수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