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토목구조물 자취들이 새로운 위성 사진 기술에 의해 아마존강 상류 볼리비아와 브라질 국경 근처에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시티 오브 제트(Z)'로도 불리는 엘도라도는 아마존 밀림 깊숙한 곳에 보물이 가득한 성채들로 이뤄졌다고 전해내려오는 이상향으로, 스페인 정복자들은 아즈텍이나 잉카에 버금가는 문명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세기 동안 많은 탐험가들이 엘도라도를 찾아 나섰으나 허사였고 마침내 신화속의 도시로 여겨지게 됐다.

20세기 학자들은 아마존 지역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거대 주거지가 조성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고학 저널 '앤티퀴티'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위성 사진 판독 결과 155마일에 걸쳐 원, 사각형, 기타 기하학적 모형의 구조물들이 도로, 도랑, 울타리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발을 들여놓기 이전에 건설된 것들로 추정된다.

일부 구조물들은 가장 오래된 경우 서기 200년, 나머지는 1283년경으로 연대가 올라간다.

이 구조물들을 측량한 과학자들은 정글 지하에 2천개 정도의 구조물이 더 파묻혀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는 사라진 문명의 흔적일 것으로 추측했다.

구조물 대부분은 농사를 짓기위해 숲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콜럼버스 이전 발달된 기념물 건축 사회"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이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로 봐서는 미지의 인간들이 직각의 도로들을 따라 정확한 기하학적 설계에 의해 구조물들을 건설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이 문화는 250㎞를 가로지른 지역에 펼쳐져 있으며 범람원과 고지를 모두 개발한 것으로, 우리는 아직 10분의1 만큼도 유적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폭 36피트(약 11m) 정도, 깊이 수 피트 정도의 도랑들이 망을 이루고 있으며 3피트(0.9m) 높이의 둑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일부는 도자기, 목탄, 석재 도구들이 묻혀있는 나지막한 흙더미들이 에워싸고 있다.

이들은 요새나 주택에서 사용되거나 의식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데 중세 유럽의 웬만한 도시의 인구보다 많은 6만명 정도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규모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브라질 파라 연방대학교의 인류학자 드니즈 샤안은 이번 발견으로 아마존 상류의 토양이 척박해 본격적인 농업이 이뤄질 수 없다는 믿음이 깨졌다고 전했다.

흙무덤 대부분은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북쪽을 향하고 있어 천문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특히 범람원과 고지의 구조물이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는데 이는 동일한 문화에 의해 건설됐음을 시사한다.

이 구조물들은 1999년에 처음으로 위치가 알려졌으나 구조물들의 전체 규모가 확인된 것은 위성 사진기술의 발달로 최근에야 가능했다.

일부 인류학자들은 수준높은 토목공학, 운하, 도로 건설에 사용된 기술은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에 사용된 기술에 필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