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길을 헤매다가 동사 위기에 처한 30대 여성이 경찰의 수색 조치로 목숨을 건졌다.

"길을 잃었는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김모(33)씨의 신고가 충북도 소방본부 상황실에 접수된 것은 5일 오전 5시께.
소방본부 상황실은 즉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김씨가 충북 청원군 강내면 저산리 인근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청주 흥덕경찰서 강내지구대에 수색을 요청했다.

신고 내용을 넘겨받은 이 지구대의 이충열 경사는 순찰차를 이용해 즉시 수색에 나섰으나 김씨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계속 수색활동을 하던 이 경사는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혼미한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기차소리가 들리고 멀리 재원아파트가 보인다"는 답변을 들었고 오전 6시10분께 면사무소 인근에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의 겉옷은 흩날린 눈에 젖어 뻣뻣해져 있었고 몸도 경직된 상태였다.

119구급대에 구조를 요청할 틈도 없이 이 경사는 바로 김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히터를 최대한 올린 뒤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병원으로 옮겼다.

이 경사는 "김씨가 집 인근에서 여동생과 술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을 잃었던 것 같다"면서 "신발도 벗겨져 있어서 동상이 심할 텐데 괜찮을까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