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코미디언 미스터 빈이 유럽연합(EU) 의장국 웹사이트에 등장해 방문객들을 혼란에 빠지게한 사건이 벌어졌다.

EU의장 대신 미스터 빈 얼굴이 떡 하니 메인 화면을 장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4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해커들이 스페인의 EU의장국 웹사이트의 네트워크 보안망을 뚫고 들어와 미스터 빈이 호세 로드리게스 자파테로 스페인 총리를 대신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영상을 잠시 올려놨다.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EU의장국 웹사이트 자체가 침입당한 것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사진 몽타주를 만들기 위해 홈페이지의 스크린 샷을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부는 "이번 침입은 XSS(크로스 사이트 스크립팅)라고 불리는 홈페이지 사용자들에 대한 취약성을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스 사이트 스크립팅은 서버의 서비스를 공격하는 일반적인 해킹방법이 아니라 해당 서버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공격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글을 읽으려고 클릭하는 순간 글에 연결된 스크립트가 실행되고, 스크립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악성코드가 심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이 웹사이트 운영에 책임 있는 소식통들은 미스터 빈의 영상이 올라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 문제는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보안망을 수정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전했다.

한편 스페인 총리는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로완 앳킨슨과 매우 닮아서 스페인에서는 두 사람을 빗댄 농담이 오랫동안 회자돼 왔다.

한경닷컴 이유미 인턴기자 diron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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