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다시 뛴다] 신용보증기금…2009년 만기보증 전액연장 '中企 소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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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3조로 보증 늘려
신용보증기금(안택수 이사장)은 지난 30여년간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말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국가경제가 위기를 맞을 시 신속한 특례보증을 통해 우리 경제의 소방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신보는 신용보증 외에도 매출채권보험제도와 보증연계투자제도,사회간접자본(SOC)보증,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해 '국내 최고 · 최대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43%,코스닥 상장기업의 66%가 신용보증을 이용해 성장했다.
신보는 작년 한 해 동안 중소기업에 17조7184억원의 신규보증을 지원했다. 이는 2008년의 9조3255억원과 비교할 때 8조3929억원 늘어난 것이다. 신보는 또 8차례에 걸친 유동화증권(CBO) 발행을 통해 총 869개 업체에 1조8940억원을 공급했다. 기존의 금융권 대출을 통한 간접금융 방식에서 벗어나 중소기업도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보의 2009년 말 보증 총량 규모도 42조3234억원으로 2008년의 31조7431억원 대비 10조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이외에도 지난해 1월과 3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1조7000억원 규모의 채권안정펀드용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채권시장 안정에도 기여했으며 은행자본확충 특별보증 2조6373억원을 지원해 은행들의 자본확충에도 도움을 줬다.
작년 2월12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신용보증 확대방안이 마련됐고 신보도 보증총량 규모를 46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우리의 경제상황도 어려워지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에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였다.
신보는 증가된 보증총량 목표의 72%를 상반기에 집중 집행해 경제난국 조기 극복에 앞장섰다. 그 결과 금융위기가 가장 극심했던 작년 상반기 금융회사의 중소기업대출 순증액 19조5000억원 중 신보가 지원한 보증부 대출이 8조2000억원으로 42.1%를 차지했다.
한편 신보는 작년 초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2009년에 만기 도래하는 보증은 부도나 폐업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전액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14만5000여개 중소기업이 21조3000억원의 전액 만기연장 지원 혜택을 봤다.
아울러 경기침체 여파로 대부분 중소기업의 매출액이 감소하고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기업의 신용등급도 하락한 점을 감안해 보증지원 기준등급을 21등급 중 15등급 이상에서 18등급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통해 신보의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범위를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이 19등급 이하인 경우에도 성장가능성이 우수하면 보증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설립 이래 최대 규모로 보증지원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보의 2009년 말 부실률은 4.4%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의 14.5%나 2008년의 5.0%와 비교해 보면 최근의 보증확대 과정에서 신보가 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신보는 2009년 사상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설립 이래 최대인 7232억원의 구상채권을 회수해 보증지원 여력을 확보했다. 구상채권은 신보가 기업을 대신해 채권자에게 변제해준 채권을 말하며 회수된 구상채권은 신보의 기본재산으로 중소기업에 보증을 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리스크관리와 사상 최대의 구상채권 회수를 통해 금년도 신보에 대한 정부출연금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운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신보 측은 설명했다.
신보는 금년 상반기까지는 보증확대 정책을 유지하면서 하반기에는 국내외 경제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정책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동시에 신용보증의 정책 기능과 금융시장 안정 기능을 조화시켜 시장주도의 경기회복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 예상 보증총량은 지난해 42조3234억원에서 약 7000억원 증가한 43조원이다. 경기회복을 주도해 온 수출기업,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될 녹색성장 기업과 유망서비스 기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고용창출기업과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도 확대하고 또한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균형 있는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경영혁신형 기업과 설비투자 기업,지방소재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신보 측은 설명했다.
한편 신보는 보증의 정책 효율성을 높이고 변화된 경제여건을 고려한 보증운용도 동시에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각종 특례보증을 중단하는 대신 일반보증,유동화회사보증은 확대하고 유보됐던 장기 · 고액 보증에 대한 선별적인 감축도 재개할 예정이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은 "신보는 올해에도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