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부터 서울 ·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설이 내리면서 채소,어패류 등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할 조짐이다. 이미 최근 보름 사이 잦은 폭설과 강추위가 이어져 주요 산지에서 수확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교통마비에 따른 운송대란까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시금치(4㎏) 도매가격은 1만5629원으로 1년 전(5828원)에 비해 168.2% 급등했다. 청경채(4㎏)도 1년 전 5865원에서 1만4416원으로 145.8%,상추적엽(4㎏)은 1만8968원에서 4만1746원으로 120.1% 각각 뛰었다. 배추는 김장철이 지났음에도 1년 전보다 42.8% 올랐고,배추얼갈이(65.5%),양상추(50.7%)도 크게 올랐다.

본격 한파가 닥치기 전인 2주 전과 비교해도 깻잎(100속 · 2만4942원)은 33.1%,부추(500g · 1840원)는 36.5%씩 올랐다.

중부지방 폭설이 아직까지는 남부지방 채소 산지의 출하량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창수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 과장은 "연휴로 지난달 31일부터 장이 서지 않아 적체된 물량이 대거 유입되는 바람에 아직 가격이 크게 오른 편은 아니지만 이번 폭설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한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대파가 ㎏당 1100원인데 1300~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산물 가격도 심상찮다. 식자재 유통업체인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갈치,고등어 등 어류는 냉동물량이 있어 당장 수급은 해결할 수 있지만 그날 잡아 활어 상태로 거래하는 바지락,홍합,미더덕 등 활패류 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4일) 농수산물 배송에 타격을 입어 5일 이후에는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매주 목요일 가격을 조정하는 대형마트들은 폭설에 따른 가격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딸기,방울토마토 등은 일조량 부족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김미리내 인턴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