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 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기부가 이 시기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왜 우리는 기부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 자신과 기부 대상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이다. 사회적으로 올바른 일이기 때문에 의무감이나 보상심리로 하려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므로 기부는 개인과 사회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지속성과 효과다. 자선적 기부는 비록 증가추세에 있다 하더라도 그 한계로 인해 사회문제의 지속가능한 해결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수혜대상이 너무 넓어 집중성이 결여돼 있고 대상자에게 불건전한 의존과 자존감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효과라는 측면에서도 자선적 기부는 신뢰성과 안정성이 떨어지며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근본적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글로벌 사회공헌의 트렌드는 자선적 구제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연계된 시장기반의 솔루션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다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수입흐름에 중점을 둠과 동시에 효율성과 효과성을 감안한 비즈니스적 수단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그 결과 제시된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정부도 이를 인식해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사회적 기업들이 아직 자립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적 접근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의 생존은 사회기여의 지속가능성과 조직의 지속가능성,그리고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해진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업의 정책이 현재와 같이 사회복지적 지원 차원에 머물면 성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자립의 원동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사회기업가 양성이다. 그들은 사회이슈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려는 열정과 임무를 갖고 있는 기업가들이다. 그들은 예산이나 지원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재무적 자원에도 제한받지 않는다. 자신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가용자원을 극대화하고,이를 통해 사회와 경제적 가치의 연계를 창조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그들이 필요하다.

한완선 < 라임글로브 대표·서울여대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