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심리학자 에릭 에리슨은 30대를 뚜렷한 과제나 변화가 없는 '미지(未知)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사회에 막 첫 발을 내디딘 20대의 혼란기는 지났지만 세상일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의 나이인 40대에는 이르지 못한 과도기적 단계라는 뜻이다. 인생의 중간단계를 거치고 있는 미혼 여성들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할까.

오픈마켓 11번가가 30대 미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2명 중 1명은 현재 자신의 전반적인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 '모아놓은 돈이 없다'는 응답이 49.3%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할 시기에 접어든 30대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살이 처지고 얼굴에 주름이 늘어간다'(29.2%),'남자친구가 없거나 애인이 있어도 외롭다'(13.8%),'이직 또는 유학을 원한다'(7.7%)의 순이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로는 '내집 마련,재테크 등 재무설계'를 꼽는 응답자가 31.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학원,어학공부,자격증 시험 등 자기계발'(24.0%)을 꼽았다. '연애 또는 결혼하기'라는 응답자도 20.2% 나왔고,'다이어트,성형,피부관리 등 미모 가꾸기'라고 응답하는 사람(11.8%)도 있었다. 반면 '부모로부터의 독립'(0.9%)과 '이직'(1.0%)이란 응답률은 미미했다.

신년을 맞이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월별로 신년 계획짜기'(72.1%).점을 본다는 응답자는 16.5%였다. 헬스클럽 또는 학원에 등록하거나 피부과 회원권을 끊는다는 응답도 더러 있었다. 자기 계발을 위해서는 주로 '취미생활을 찾는다'(41.5%) 또는 '학원 수강을 한다'(25.3%)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계발을 계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에서 승진을 원하는 여성(19.5%)도 적지 않았다.

골드미스의 재테크 주요 수단은 정기적금(71.3%)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펀드 투자도 17.0%였지만 주식을 꼽은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이 밖에 연금저축이나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여성도 4~5%가량 있었다. 재테크의 목적은 '내집 장만'이 39.3%,'노후 설계'가 29.9%였고 결혼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응답자는 22.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