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대기업과 금융권이 M&A(인수 · 합병) 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제 금융위기의 늪에서 벗어나 M&A 시장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쌍용건설 등 대형 알짜 매물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주요 매물 몸값만 어림잡아 20조~30조원에 달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내 M&A 시장을 주도할 다크호스는 단연 포스코다. 이 회사는 대우인터내셔널에 이어 시차를 두고 대우조선마저 인수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공고를 하고 올해 초 예비 입찰을 할 예정이다. 대우조선도 매각주간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2위 기업인 하이닉스는 1차 매각이 불발됐지만,올해에는 어떤 형태로든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조만간 인수의향서를 받고 후보자가 없으면 특정 투자자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파는 블록세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도 M&A를 통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이 최대 매물로 꼽히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6개월~1년 안에 외환은행을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도 있다.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국내 금융권 전반의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산은금융지주회사와 KB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대한주택보증 등 대형 공기업 매각도 관심거리다.

대형 M&A 대상 기업들의 향배는 재계 판도 변화와 직결될 것으로 보이지만,문제는 이들을 인수할 만한 후보 기업들의 자금 여력과 의지다.

쏟아지는 매물들이 외국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