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조원희(26.위건 애슬레틱)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 간 격돌도 처음이었다.

박지성과 조원희는 3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09-2010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박지성과 조원희가 무엇인가 정답게 이야기하면서 그라운드로 들어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등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기분 좋은 장면들이 오랜만에 펼쳐졌다.

이날 박지성과 조원희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경기가 맨유의 5-0 완승으로 끝나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박지성은 경기 후 맨유 구단이 운영하는 자체방송인 맨유TV와 인터뷰 때문에 한국 취재진과는 따로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조원희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바로 팀 버스에 올랐다.

박지성은 맨유TV를 통해 "한국 선수와 맞대결은 언제나 특별하다"면서 "조원희가 전반에는 힘들어했지만, 후반에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지성이 맨유TV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

소감은.
▲승리할 수 있어 기쁜 하루다.

오늘 많은 골이 나왔고, 경기 내용 또한 좋았기 때문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이런 승리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원희와 맞대결을 펼쳤다.

예상치 못한 대결이었는데.
▲한국 선수와 대결은 언제나 특별한 것 같다.

전반에는 원희가 다소 힘들어 했던 것 같지만, 후반에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본다.

--맨유로서는 올 시즌 가장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하나.

▲5-0 완승이었고, 좋은 기회가 많았다.

움직임도 좋았고 마무리도 좋았다.

모두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선발로 많이 나서지 못했다.

전반기가 조금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는데.
▲부상 때문에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면 언제나 힘든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지금은 그라운드로 돌아왔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뿐이다.

--오늘 웨인 루니가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정말 대단하다.

우리에게는 골이 필요했고, 결정을 해 줄 선수가 필요했다.

그가 갖춘 능력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팀에도 좋은 골이었고, 팬들도 기뻐할 수 있는 골이었다.

--하파엘 다 실바 역시 득점에 성공했다.

형제인 파비우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재미있지 않았나.

▲봤다.

재미있었다.

골을 넣을 자격이 있는 선수이고, 오늘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했다.

--새해를 맞이한다.

아직 첼시보다 승점 2점이 부족하지만 계속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데.
▲일단 차이를 줄이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지난달 수비 선수들이 대거 부상을 당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중앙수비수가 없는 상황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에 만족한다.

선수들이 돌아오고 있고,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겠다.

--오늘 아스널이 포츠머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맞다.

선두 그룹 팀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매 시즌 맨유는 그런 경험을 쌓아 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맨체스터<영국>연합뉴스) 방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