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은 30일 메모리 가격이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증권사 김영준 연구원은 "12월 후반 메모리 가격이 예상과 달리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D램의 고정가격이 이달 초반에 이어 후반에도 강세를 이이가고 있고, 현물가격도 반등해 DDR2, DDR3 제품 가격 모두 상승세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DDR2 1Gb 800Mhz과 DDR3 1Gb 1333Mhz 현물가격은 지난 16일 대비 각각 11.5%와 9.4% 상승하며 고정가격 대비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지난 10월 중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낸드 가격도 이달 중반 이후 가격이 크게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은 연말 소비시즌 PC 등 전자제품의 판매가 예상치를 충족하며 재고 우려가 사라졌고, 연초 춘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업체들이 다시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PC시장의 전망 상향, 수요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운영 탈피 등도 메모리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는 "시장의 계절성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 가격은 약세를 보일 전망이나 상반기로 보면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던 것보다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0% 가량 빠진다 해도 12월 제품가격 안정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내년 1분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며 "반도체, LCD 부문에서의 절대적인 경쟁력, TV와 휴대폰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점유율 확보, 17조원으로 예상되는 내년 연결 영업이익 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이라고 했다.

하이닉스도 올 4분기 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연간 1조9000억원의 이익을 거둬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회사는 인수ㆍ합병(M&A) 관련 불확실성과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있어 한 차례 주가조정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