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 본 즉시 '긴급제설'..빙판없고 시속 100㎞

예상보다 많은 기습 눈으로 수도권 교통대란이 일어난 27일과 28일 민자로 건설된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일산∼퇴계원)은 빙판없이 '뻥' 뚫려 유난히 빛을 발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는 27∼28일 이틀간 3㎝ 미만의 눈이 내리는데 그쳤지만 강추위와 잘못된 기상 예보, 늑장 제설 등이 겹치면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은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오후와 밤 염화칼슘과 뒤섞인 회색 눈이 노면에 쌓여 있긴 했지만 차량들은 막힘없이 시속 60∼90㎞로 달렸다.

28일 오전 7시,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왕복 8차로에는 어느 곳에서도 눈이나 빙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밤새 잔설까지 깔끔하게 치워낸 것이다.

이날 출근길 차량들은 노면에 물기가 남아 혹 빙판이 있을지 몰라 시속 80∼100㎞로 속도를 줄이기는 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운전자 김모(50) 씨는 "일산에서 의정부로 출근할 때 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도로에 눈이 하나도 없어 깜짝 놀랐다"며 "이 구간을 불편없이 제 속도를 낼 수 있었으나 고양과 의정부시 도심 구간은 엉망으로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그랬을까?
그 뒤에는 철저한 준비와 발빠른 대처, 평범한 '유비무환'의 진리가 있었다.

㈜서울고속도로측은 27일 오후 1시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자 즉시 제설 대책반을 가동해 직원 40명과 장비 12대를 도로에 투입했다.

일산IC, 퇴계원IC, 양주요금소 등에서 양 방향으로 출발한 제설차량이 50m 간격으로 진행하며 모든 차로에 염화칼슘과 소금물을 뿌려 눈이 도로에 쌓여 얼어붙는 것을 막았다.

눈이 도로에 쌓인 뒤 염화칼슘을 뿌려 녹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8일 새벽 잔설까지 모두 제거된 것도 이같은 조기 제설로 가능했다고 서울고속도로측은 설명했다.

또 차량 통행이 뜸한 28일 0시부터 오전 5시에 염화칼슘을 집중적으로 살포했다.

서울고속도로는 이번 제설작업에 염화칼슘 268t, 소금 308t을 뿌렸다.

염화칼슘이 소금보다 2.5배 비싸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해 평소보다 염화칼슘 살포량을 배로 늘렸다.

서울고속도로는 2006년 6월 임시개통 이후 매년 11월15일부터 다음해 3월15일까지 눈 내린 지 두 시간 안에 제한 속도의 6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제설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곽규옥 서울고속도로 이사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은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적설량에 상관없이 대책반을 운영하는데, 눈이 노면에 붙기 전에 염화칼슘 등을 살포해 노면 결빙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며 "통행량과 강설량이 많지 않은 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