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명동사채시장에 5개의 건설사 M&A(인수 합병) 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 중 3개는 유가증권 상장회사이고, 나머지 2개는 중견 외감업체였다.

기업신용정보제공업체인 중앙인터빌(http://www.interbill.co.kr)은 28일 "M&A 물건들이 한꺼번에 사채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며 "일부 M&A 브로커가 의뢰 M&A 물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보가 누출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상장건설사인 A사는 국내외에서 제법 괜찮은 시공실적을 보유한 업체이기 때문에 M&A설에 명동의 업자들은 놀라고 있다. A사의 경우는 지난해 해외쪽 매출이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등 매출의 포트폴리오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게다가 국내 도급건축공사의 건당 평균 도급액은 600억원인데 반해, 해외 도급건축 공사의 평균 도급액은 약 4500억원일 정도로 '알짜'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중앙인터빌 백재용 과장은 이와관련, "A사는 해외쪽 시공실적이 좋기 때문에 전체를 M&A하는 것이 아닌, 해외사업 부문만 양수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아마도 해외 진출을 원하지만 해외쪽 시공 실적이 없는 건설업체에서 인수의향을 비추는 것 같으며, 실제로 얼마 전에는 그 업체에서 A사 실사를 다녀왔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백과장은 이어 "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실제로 M&A 계약이 성사됐으며, 매매대금은 3000억원 정도이고, 잔금 지불일은 1월 중순쯤이라고 한다"며 "어느 소식통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M&A가 추진 중인 것은 확실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명동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상장건설사 B사는 올 3분기 매출이 2008년 매출 대비 57%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3분기 영업실적 결과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두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올해 실적이 좋지 않다. B사는 전형적인 오너 형태의 회사로서 오너 측 지분을 모두 합치면 약 29%인데, B사의 평균 주가와 오너 측 지분 주식 수를 곱하면 B사의 M&A 예상 대금액인 1400억원에 근접한다.
이에 따라 B사의 M&A설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백 과장은 "B사의 어음할인 금리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라며 "그만큼 기업의 실적이나 자금흐름 등을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B사는 지난 9월 중에는 융통어음 20억원을 구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뿐 아니라, 11월 중에는 진성어음 조차 어음할인 업자들이 할인을 꺼려한다는 소문이 돌았었다"며 "그러나 단기차입금의 장기전환과 주택분양의 호조세로 인하여서 단기간 동안 할인에는 이상 없을 것이란 업자들도 있기에 B사에 대해 확정적으로 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상장 C사(지난주 명동전망대 기사의 A사), 외감 D사, 외감 E사 등이 M&A 물건으로 명동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M&A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든, 그저 소문에 불과하든 간에 열심히 실적을 올리려는 업체에 어떤 식으로든 피해가 가면 안되기에 최대한 소문의 진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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