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채권단과 약속한 사재출연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동부하이텍은 28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메탈 주식 1485만주를 3564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1185만주는 김 회장이 설립한 동부인베스트먼트가,300만주는 김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지분 73%를 보유한 동부정밀화학이 매입키로 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과 그 일가가 갖고 있는 회사가 동부메탈 주식을 인수함에 따라 당초 채권단과 약속한 사재출연 계획을 모두 이행한 셈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룹 측은 김 회장이 1차적으로 동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15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지난주 이뤄진 동부화재 지분 매각대금 927억원과 별도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한 420억원을 인베스트먼트에 투입해 하이텍 지분을 사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동부그룹은 메탈 지분 300만주를 7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동부정밀화학을 총수 측의 사재 출연 회사로 분류했으나 이 부분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밀화학의 최대주주 지분이 72.92%에 이르기는 하지만 상장회사인데다 김 회장과 자녀 등 총수 개인 및 일가의 지분이 46.35%에 그치기 때문이다.

동부 측은 이에 대해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정밀화학 전체 지분의 7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비금융부문 계열사의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사재출연"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