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품소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빠르게 일본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일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밸브업체 A사는 리딩투자증권에 의뢰해 일본 유수의 밸브업체 B사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국내 C사는 일본 문서 세단기 시장 1위 업체인 D사에 대한 M&A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환 리딩투자증권 자본시장본부 상무는 "일본 부품소재기업 중에 기술력이 있으나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를 찾아달라는 국내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일본 증권사 리딩재팬을 인수해 일본 기업 M&A를 적극 중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리딩재팬은 오릭스 다이와증권 출신의 M&A 전문가를 영입했다.

국내 기업들이 일본 부품업체 M&A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술 보강과 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기업의 후계자 승계 문제가 본격화된 데다 최근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내몰린 곳이 적지 않아 국내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딩재팬 관계자는 "일본 부품소재 기업을 M&A할 경우 안면이 없는 업체와는 거래 관계를 형성하려 하지 않는 일본의 폐쇄적 문화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경 간 M&A는 양국의 기업 상황과 문화를 꿰뚫고 있는 M&A 전문가들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