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태·CO₂규제·대형사 M&A…'희로애락'의 2009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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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작년 말 촉발된 금융위기로 유례없는 침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업체들의 합종연횡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뇌의 결과였다. 새해엔 어떻게 전개될까. 한국경제신문은 올해의 10대 뉴스를 뽑고,내년에 주목할 만한 10대 관전 포인트를 요약했다.
◆위기 맞았던 2009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올해 가장 많이 회자됐던 이름은 '쌍용자동차'였다. 1월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선언한 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노조가 경기 평택공장 점거농성을 벌였다. 5월21일부터 시작된 파업이 77일간 계속되면서 청산 위기에 내몰렸다. 노조가 막판에 파업을 풀었지만,회사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쌍용차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강제인가를 받아 회생 절차를 추진 중이다. GM대우자동차 역시 유동성 위기를 맞아 올해 생존의 기로에 섰던 회사다.
각국 정부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한 것은 완성차 업계를 긴장시킨 소식이었다. 미국은 2016년부터 자국 내에서 팔리는 모든 승용차 및 경트럭의 평균 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15.0㎞)로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자동차 연비와 온실가스 배출기준을 미국 수준 이상으로 강화키로 했다. 연비는 ℓ당 17㎞,온실가스는 ㎞당 140g 수준으로 설정해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현대 · 기아차는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 상용화에 들어갔다. 세계에서 처음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했다.
정부는 개별소비세를 30% 내리는 한편 노후차 교체 후 신차 구입 때 개별소비세와 취득 · 등록세를 70% 감면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중국 등 각국 정부의 신차 구입에 대한 세제지원은 경기회복을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
지난 10월엔 세계 최대인 도요타 자동차가 렉서스가 아닌 대중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로 인해 수입차 시장의 순위가 바뀌는 등 큰 변화를 겪게 됐다.
◆지각변동 예고하는 2010년
내년엔 경유차에 부과해온 환경개선부담금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제 개선안을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 16개 부처에 권고했다. 관련 부처도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경유차 판매가 지금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저속형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최속 시속 60~70㎞ 수준인 저속형 전기차는 값싼 유지비 덕분에 쇼핑 등 근거리 이동용으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경차 및 소형차 시장을 얼마나 대체할지 관심이다.
중국 토종업체들이 내년에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한다. 중국 1위 상용차 업체인 진베이 자동차는 내년 2월부터 한국 딜러인 한국금전을 통해 자사 차량의 사전계약을 받기로 했다.
둥펑 자동차도 자회사인 둥펑미니오토를 통해 내년 5월부터 1t짜리 경트럭과 미니밴,6~9인승 승합차를 판매한다. 국산차보다 30% 안팎 싼 게 최대 장점이다. 중국차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차,타타대우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상용차 시장에서 10~2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캠리와 프리우스 등을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가 내년에 수입차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국내에 진출한 지 2개월밖에 안 됐지만 물량만 확대하면 지금도 수입차 업계를 석권하는 게 가능하다.
내년엔 쌍용차 매각이 예정돼 있다. 중국 상하이 자동차를 대신할 새 주인이 전략적 투자자(SI)가 될지,아니면 재무적 투자자(FI)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존 완성차 회사가 인수전에 뛰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