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산타 할아버지, 썰매 버리고 벤츠 탔네
'올해 산타 할아버지는 썰매 대신 고급차를 탄다?'

독일 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현지시간) 벤츠, BMW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 수석 디자이너들이 그려낸, 썰매 대신 자동차를 타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미래의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들 자동차 디자이너가 선보인 그림 속 산타는 썰매를 끌어 줄 '루돌프 사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사슴을 옆에 태운 채 '산타카'를 타고 눈길 위를 마음껏 질주할 수 있으니까요.

먼저 독일 BMW는 지난 2001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소형차 '미니(MINI)'에서 컨셉트를 차용했습니다. 그림 속 산타와 루돌프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바람을 가르며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미니를 타고 즐겁게 달립니다.

독일 포르쉐는 자사 최초의 4인승 세단으로 화제를 모았던 '파나메라'를 '산타카'로 꾸몄네요. 앞바퀴가 있어야 할 휠하우스에 스키가 달려있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뒷좌석 탑승자도 편히 앉을 수 있는 세단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일까요? 사슴은 뒷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산타는 매서운 눈초리로 한껏 속도를 즐기고 있는 듯하네요. 숱한 선물꾸러미들은 차량 뒷부분 캐리어에 매달려 아이들의 손에 들려질 때를 기다립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산타카는 정열적인 붉은 색입니다. 올해 출시돼 많은 인기를 모았던 세단 '뉴 E클래스'의 왜건형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바퀴 대신 날이 달려있으며 지구 위를 날아다니는군요. 벤츠 측은 이 차를 선보이며 "강렬한 붉은색 벤츠를 탄 산타는 숱한 여성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왜건의 장점인 널찍한 적재공간은 선물을 싣고 달리는 데 적합하다는 설명도요.

미국 포드는 소형차 '피에스타'를 기반으로 그려낸 산타카를 선보였습니다. 포드는 "이 차는 높은 연비효율로 경제적"이라며 "미래의 소비자들은 작고 경제성이 뛰어난 차를 선호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 같은 작품을 선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채 싣지 못해 넘쳐나는 선물상자들이 문제랄까요.

일본 마쯔다는 '봅슬레이 버전'의 산타카를 선보였는데요. 산타를 포함해 4명의 탑승자가 봅슬레이에 앉아 고글을 쓴 채 속도를 즐기고 있습니다. 내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기다려집니다.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매각을 철회하는 등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낸 오펠의 산타카는 영화 '스타워즈'의 전투기 '엑스윙'을 떠올리게 하는 1인승입니다 홀로 하늘을 나는 산타가 조금 쓸쓸해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독일 폭스바겐은 단 1ℓ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해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은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카에서 이미지를 차용했습니다. 흑백톤으로 그려진 산타의 모습이 팀 버튼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슈피겔은 "이들 산타카의 모습이 나무로 된 썰매를 타는 '전통적인 산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다소 불쾌할 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이들은 그저 그림 속에나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