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CJ오쇼핑을 통해 온미디어를 인수한다. 인수설이 나돈지 8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결정을 증권업계에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CJ오쇼핑은 오리온 등이 보유한 온미디어 지분 55.17%를 4345억원에 인수한다. 인수가액은 주당 6669원으로 23일 종가 3910원과 비교하면 70.6%의 프리미엄을 부여한 셈이다.

◆ 증권업계 "재주는 CJ오쇼핑이 넘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온미디어 인수로 CJ그룹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온미디어가 다른 종합편성사업자에게 넘어갈 경우 경쟁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 결정은 적절했다는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 입장에서 온미디어 인수는 그동안 적자사업 부문이었던 미디어 부문의 턴어라운드(반등)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CJ미디어와 온미디어의 경쟁이 완화돼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수수료, 광고 단가 원상복귀, 판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수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미디어가 보유한 가입자는 57만호로, CJ오쇼핑의 인수가격에 따르면 가구당 200만원"이라며 "온미디어의 케이블과 콘텐츠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다해도 비싼 수준의 가격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CJ오쇼핑이 부담하고 인수 효과는 CJ미디어와 CJ그룹이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CJ오쇼핑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오쇼핑이 온미디어 인수 자금을 차입할 경우 내년에 이자비용만 261억원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영업권 상각액, 지분법이익 등을 고려하면 321억원의 영업외비용이 증가,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34%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인수금액 부담은 CJ오쇼핑이 지고 주된 시너지 효과는 CJ미디어와 CJ그룹에서 나타난다"며 "이번 온미디어 인수는 CJ오쇼핑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재무구조 개선 현실화"

오리온의 경우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정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미디어 매각 대금이 대부분 차입금 상환과 해외부문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과도한 순차입금 부담 경감과 해외 투자 재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온미디어 매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현실화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유입되는 매각대금 사용처에 따라 투자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리온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온미디어 매각 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경우"라며 "반면 경영진이 제과업 이외의 신규 비즈니스 인수 의지를 보인다면 또 다른 불확실성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온미디어…"든든한 주인 얻었다"

온미디어 입장에서는 CJ그룹에 편입되면서 CJ미디어 등과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펀더멘털(내재가치)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쟁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동시에 CJ그룹의 지원을 받아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미디어가 최대 영업이익을 낸 2007년 당시 영업권상각비용이 550억원 들었고, 올해는 800억원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CJ그룹 측에서 영화 등 콘텐츠를 지원하면 콘텐츠 관련 비용으로 매년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4일 오후 1시29분 현재 온미디어는 가격제한폭(14.96%)까지 오른 4495원을 기록 중이다. 오리온은 3.82% 상승한 28만5500원, CJ오쇼핑도 1.06% 오른 7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