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사실 교육문제에 불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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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대책 등 더뎌…번번이 발목잡는 관료 비판
"더 강도 높은 개혁" 주문
"더 강도 높은 개혁" 주문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교육과학기술부의 2010년 업무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나는 사실 (교육문제에 대해) 불만이 많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교육 문제와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한국 교육의 강점이 뭐냐'고 갑자기 물어 거짓말은 할 수 없고 뭘 이야기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며 "한국은 부모의 교육열 덕분에 좋은 교육을 시키게 되고,그 결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가난한 가정이 가난의 대를 끊고 잘살게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행기 뜨기 전에 미군 병사들에게 한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미국에 간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세 차례나 모임에 나가서 한국 교육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한국 교육이 굉장히 좋은 줄 알고 그러는데 한편으로는 속으로 미안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공교육이 아직 정착이 안 돼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등의 문제점이 많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불만론'은 적잖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정치권의 교육개혁 방안들이 교과부 관료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터라 이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교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교육개혁을 주도해 온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외국어고 폐지'나 '학원 심야교습 금지' 등의 사교육 대책을 들고 나올 때마다 교과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학원 심야교습 금지는 법률로 정하지 못해 각 시 · 도교육청의 자율적인 규제에 맡겼다. 외국어고 폐지론은 사실상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교과부 내에서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을 '좀 더 강도 높은 교육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교과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여러차례 언급한 후 교과부 안에서도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많았다"며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공교육 체질을 바꾸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식/이상은 기자 yshong@hankyung.com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한국 교육의 강점이 뭐냐'고 갑자기 물어 거짓말은 할 수 없고 뭘 이야기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며 "한국은 부모의 교육열 덕분에 좋은 교육을 시키게 되고,그 결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가난한 가정이 가난의 대를 끊고 잘살게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행기 뜨기 전에 미군 병사들에게 한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미국에 간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세 차례나 모임에 나가서 한국 교육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한국 교육이 굉장히 좋은 줄 알고 그러는데 한편으로는 속으로 미안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공교육이 아직 정착이 안 돼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등의 문제점이 많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불만론'은 적잖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정치권의 교육개혁 방안들이 교과부 관료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터라 이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교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교육개혁을 주도해 온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외국어고 폐지'나 '학원 심야교습 금지' 등의 사교육 대책을 들고 나올 때마다 교과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학원 심야교습 금지는 법률로 정하지 못해 각 시 · 도교육청의 자율적인 규제에 맡겼다. 외국어고 폐지론은 사실상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교과부 내에서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을 '좀 더 강도 높은 교육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교과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여러차례 언급한 후 교과부 안에서도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많았다"며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공교육 체질을 바꾸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식/이상은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