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모멘텀 부재로 연일 하락하던 조선주들의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30%가량 급등했고 대우조선해양(17%), 한진중공업(10%), STX조선해양(8%), 현대중공업(7%), 삼성중공업(9%)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5%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들 종목의 강세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메리트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주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우조선해양은 로로컨테이너선 4척, 드릴십 2척, 반잠수식 시추선 1척 등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에즈막스급 탱커 3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수주 소식에 큰 기대를 걸기에는 조선업황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수주 소식에 따른 기대가 최근 조선사들의 주가에 반영됐고,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숏커버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수주 규모를 고려하면 조선업황이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모자라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주량이나 성과 측면에서 바닥을 확인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수주 잔고에 대한 불안정성이 해소돼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며 "현 시점에서 조선주들의 주가가 횡보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연말이 되면서 점진적으로 신조선 발주가 나타나고 있지만, 신조선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본격적인 신조선 발주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조선사 간 저가수주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전해진 중견 조선사 SLS조선의 워크아웃(기업 회생절차) 신청 소식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LS조선의 워크아웃 신청은 조선 경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조선경기 침체가 짧은 기간 안에 끝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LS조선이 워크아웃을 신청해도,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존 워크아웃을 신청한 조선사들이 대부분 회생되는 방향으로 결정났기 때문이다.

다만 수주 소식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주들의 경우 실적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수주 모멘텀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며 "내년 신규 수주가 지난해의 5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해보다는 3∼4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