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1일 내년 증시를 출구전략 본격화와 짝수해 주기설 등을 동원해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러한 통계적 주술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출구전략과 연계된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년 중반까지는 유동성 호조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달러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동할 것이란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걱정'이 걱정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투자심리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또하나의 주술인 주식시장의 주기설도 보다 공고해진 이머징 시장의 성장과 금융위기를 미리 경험한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다고 일갈했다.

김 팀장은 "최근 화두는 국내증시가 2년 주기로 등락한다는 것으로, 짝수해에 강하고 홀수해에 약하다는 통계가 그 주장의 근거"라며 "이러한 의견이 현실화 된다면 증시가 46% 상승한 홀수해인 2009년에 비해 2010년 짝수해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년이나 10년 단위의 통계적 순환보다는 구조적 위기로부터의 탈출 시기라는 사실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면서 "현재는 대공항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를 헤쳐나오는 특수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베이스 효과'에 의해 지배되는 순환보다는 '레벨'을 중시하는 구조적 환경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베이스가 낮아서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개선된다고 해도 성장의 레벨은 여전히 추세적 성장 궤도로부터 크게 이탈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공황이나 일본 장기불황을 제외하고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부진하지만 자산시장은 호조세를 보였다는 경험칙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성장이 건재하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에 성장 시장에 대해서는 캐리 트레이드가 아니더라도 중장기 투자자금이 또다른 수요의 축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내년 전체증시가 비록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지만 2년이나 10년 순환사이클의 통계적 주술(?)에 의해서만 재단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