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고 있는 사진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대작 사진전이 겨울 화단을 달구고 있다.

최근 서울 청담동 인사동 등 화랑가에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매기 테일러를 비롯해 만 레이,신디 셔먼에서부터 배병우 김중만 주명덕씨 등 국내 작가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최고의 사진 작가 작품들이 대거 전시 중이다. 각기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인간에 관한 끊임없는 성찰로 따스한 '오감'을 전해주는 작품들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서는 국제사진페스티벌(SIPF · 내년 1월31일까지)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 작가 알랭 델롬을 비롯해 러시아의 올렉 도우,미국의 매기 테일러,한국의 김준 이정록 주도양 김병걸씨 등 국내외 작가 50여명의 작품 200여점이 걸렸다. 전시회 주제가 '현실과 가상의 교차'인 만큼 실제와 허구,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넘나드는 '메이킹 포토'(만든 사진)작업이 주류를 이룬다.

본 전시 외에 프랑스의 알랭 뷔브렉스와 필립 하메트의 특별전을 비롯해 강영민 고명근 이형욱 이지현 장승효 조병왕씨가 참여하는 사진조각전,사진을 이용한 미디어아트전도 함께 열린다. 관람료 8000원.(02)2269-2613

국내 인기 사진작가들의 전시도 줄을 잇고 있다.

중견 사진작가 주명덕씨는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작품전(내년 2월7일까지)을 갖고 있다. 주씨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비롯해 인물,풍경을 넘나들며 한국적인 이미지를 렌즈에 담아온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찍은 흑백 풍경사진 100여점을 내보인다.

그의 렌즈에 잡힌 1960년대 풍경은 옹골차게 다가온다. 고려대 주변의 안암동과 뚝섬을 찍은 사진이 대표적이다. 오대산을 비롯해 설악산 지리산 태기산 미시령 한라산의 풍경은 수묵화처럼 거침없는 산세를 뽐낸다. (02)720-0667

'소나무 작가' 배병우씨의 작품전은 내년 2월7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안개처럼 뿌연 배경 속에 드러난 소나무,부산 바다 풍경,창경궁,알람브라 궁전 등을 찍은 근작 37점이 걸려 있다. (051)744-2602

또 스타 작가 김중만씨는 지난 4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찍은 풍경 사진 64점을 보여준다.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22일까지 열리는 '극락계서(極樂階序 · 천국의 계단)'전을 통해서다. 지난 3월 별세한 서양화가 김점선씨의 이름을 딴 미술학교를 캄보디아에 세우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전시회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캄보디아 어린이를 직접 후원할 수 있도록 후원 부스도 설치했다. (02)734-7555

1990년대 말 이후 한국 사진의 발자취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도 마련됐다.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시간을 읽다 1999~2008'전(29일까지)이다. 김옥선씨를 비롯해 윤정미 박경택 권오성 여락 방병상 백승우 지성배 이명호씨 등 사진비평상을 수상한 30~40대 작가 30명이 참가했다. (02)2264-238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