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와 아일랜드가 치른'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튀에르 앙리(프랑스)의 '신의 손'이 커다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프랑스가 0-1로 뒤진 연장 13분,앙리가 왼손으로 두 차례 터치한 공이 어시스트(도움)로 연결돼 승부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결국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오심은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는 만큼 몇몇 종목들은 축구와 달리 첨단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오심방지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는 테니스다. 공이 선에 닿았는지,안 닿았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자 라인 판독 기술인 '호크 아이'를 도입했다.

2001년 영국에서 개발된 이 기술은 테니스코트에 설치된 카메라 6대로 라인 근처에 떨어진 공을 세밀하게 촬영한다. 호크 아이 카메라는 공의 궤적을 그대로 담기 위해 1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볼을 찍는다. 오차 범위는 3㎜ 정도로 심판의 눈으로 가려내기 어려운 판정을 판독해 낸다는 평가다. 2005년 호크 아이가 처음으로 시험 사용됐고 2006년 US오픈부터는 정식으로 도입됐다. 예전에는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는지 여부를 전적으로 심판이 판단했지만 이제 선수들은 심판의 판정이 의심되면 호크 아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태권도의 전자호구도 판정 논란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헤드기어와 몸통보호대에 센서를 부착해 정상 공격과 반칙 공격을 구별한 뒤 기준치 이상의 충격이 있을 경우 득점을 컴퓨터로 전송,전광판을 통해 관중에게 보여준다. 주먹과 발에만 센서가 있어 주먹 및 발차기 공격 외에는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여기에 유도미사일이 방해 전파를 피해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기술을 응용해 이동전화 사용 등으로 생기는 경기장 내 방해 전파문제를 해결했다. 전자호구 도입은 판정의 신뢰를 높이고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에도 큰 도움이 됐다.

첨단장비는 아니지만 오심 논란을 없애기 위해 비디오 판독도 속속 사용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계속되는 판정 시비를 줄이기 위해 정규리그에는 팀당 한 경기에 한 번,포스트시즌에는 두 번까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농구에서는 버저비터(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소리와 함께 성공된 골) 성공 여부를 가리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이용한다. 야구에서도 스트라이크존,세이프 판정 등은 절대적으로 심판의 판단에 맡기지만 파울인지 홈런인지 판단하기가 애매할 때는 비디오 판독기를 찾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