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분당구 금곡동 ㈜자스텍 본사 빌딩 2층 기술연구소.텔레매틱스와 컴퓨터를 오가는 프로그래머들의 눈빛이 예사롭지않다. 빨간 신호등을 만나 교차로에서 7초 이상 기다리면 공회전으로 기름을 낭비하지 않도록 차의 시동을 자동적으로 끄는 센서 개발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섰기 때문.이 서비스는 서울 강남구청과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자스텍은 주차장에 주차한 차의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와 차량사고 때 과실을 가릴 수 있게 영상으로 녹화하는 블랙박스 장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김창규 사장은 "올해 12명을 채용했는데도 인력이 달려 연말까지 29명 더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용 없는 성장'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보란듯이 채용을 늘리는 회사들이 있다. 경기도가 올해 처음 일자리 우수기업 인증업체로 선정한 23곳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올해 1곳당 평균 18명씩 총 411명을 새로 뽑았고 22곳은 279명(평균 12명)을 더 뽑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일자리를 늘리는 노하우는 뭘까.

◆차별화된 기술에서 인심난다

인증업체 중 가장 많은 55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헬스쿠킹하이텍㈜은 압력중탕기 '오쿠'로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회사 관계자는 "탁월한 기능 덕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 공급이 달린다"며 "생산직 위주로 55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내 유일한 일자리 우수기업 인증업체인 ㈜지켐프는 관공서나 학교마다 홈페이지가 있지만 관리자 마음대로 콘텐츠를 바꿀 수 없다는 점에 착안,웹 접근성을 높인 독창적인 툴을 개발했다. 100여개 학교로부터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올해 12명을 뽑았는데 추가로 4명을 더 모집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교탁에 부착된 모니터에 글씨를 쓰면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에 투사되는 기능을 갖춘 멀티미디어교탁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아하정보통신,다양한 가공 김을 개발해 수출판로를 개척한 ㈜에스지푸드와 ㈜해우촌 역시 기술로 일자리를 늘린 업체들이다.

◆기업 · 지자체 지원도 필요

시흥에 있는 인왕산기,안산의 ㈜하나데코,화성의 ㈜건강사랑 최고경영자(CEO)들은 경기침체기에도 "인력 구조조정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키워왔다. 포천에 있는 통명석재 오봉규 사장의 '한솥밥경영'은 유명하다. 기숙사와 무료식당은 물론 인근 지정주유소를 통해 기름까지 지원해 주는 복지시스템을 갖췄다. 올해 14명을 채용한 데 이어 내년에도 12명을 뽑을 계획이다. 30년간 '석재' 한우물만 파온 이 회사는 미끄럼방지 경계석과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 등 우수발명품을 수두룩하게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는 '일자리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시 금리우대(0.5%) 및 가산점 부여 △3년간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도(道) 물품구매시(수의계약건) 우선권 부여 △신용보증 평가시 가산점 부여와 보증요율 인하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에스지푸드와 인왕산기 LM디지털 등 3개 기업은 경기신용재단으로부터 최근 대출을 위한 신용보증을 지원받았다.

수원=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