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자금 조달 비용의 감소 등 영업여건의 개선에도 가계대출에 붙는 가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손쉽게 이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 11일 현재 2.79%로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작년 9월 말 5.83%보다 3.04%포인트 급락했다.

또 은행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정기예금의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올해 10월 3.47%로 1년 전보다 2.8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채 금리도 3%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 폭은 2%포인트 내외에 그쳤다.

이번 주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9~6.58%가 적용된다.

이처럼 대출 금리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요 은행들의 최고 가산금리는 3.2~3.79%포인트로 1년 사이에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가산금리 인상의 이유로 조달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들었는데 최근 조달 여건 등 금융시장이 나아졌는데도 가산금리를 과거 올릴 때처럼 내리지는 않는 것이다.

이는 은행들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지난 2분기 7조2천억원에서 3분기 7조8천억원으로 늘어났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나 가산금리를 올렸다"며 "은행들이 유상증자나 경영합리화 등 자구노력을 기울기보다는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 비용절감 노력 없이 가산금리를 일방적으로 높여 대출자에게 그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그런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 직접 규제는 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으로 책정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윤선희 조재영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