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발표한 삼성생명의 주가가 단기 급등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장외종목 중에서 '제2의 삼성생명'을 찾는 데로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상장이 가시화되지 않은 장외종목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한 달 전 삼성생명을 매입한 투자자는 100%가 넘는 평가차익을 얻고 있지만,지금 사는 투자자는 최대 10%의 수익밖에 기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식으로는 대부분 현대 삼성 KT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꼽힌다. 중소형주는 재무상태가 불안하고 상장 일정이 불확실해 이들에 대한 장외투자는 개인투자자들로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카드는 상장이 가시화되지 않은 장외종목 가운데 매력이 높은 주식으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지난 5년간 급격히 증가해 15%로 2위(신용판매기준)로 올라선 데다 연체율도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도는 0.5% 수준으로 자산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1인당 카드 사용금액이 경쟁사에 비해 30% 이상 높은 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비상장 주식 전문기업인 프리스닥의 정인식 대표는 "외국계인 GE캐피탈이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어 상장 때까진 배당투자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계열의 현대캐피탈도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삼성그룹에선 상장이 가시화된 삼성생명 외에 삼성SDS 삼성네트워크 서울통신기술 등 정보통신업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SDS로 그룹 내 정보통신업체들이 집결하는 과정을 거쳐 상장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워크가 내년 초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울통신기술의 추가 합병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통신기술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4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에스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정보기술(IT) 보안업체인 시큐아이닷컴도 시너지를 위해선 최대주주가 삼성SDS로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또 KTCS KTIS 등 KT계열사들이 잇달아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하면서,KT파워텔 KBS인터넷 등 KT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덩달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OCI 계열의 태양광 전문업체 엘피온을 비롯해 SK텔링크 보광훼미리마트 등의 그룹계열사들도 투자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정인식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 주식을 매달 저축하듯이 모은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얻었듯이 상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 주식을 적립식으로 매입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라며 "배당이 안정적인 주식이라면 평소에는 정기예금 수준의 현금 흐름을 얻다가 상장이 결정됐을 때 자본이득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