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성남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 회의는 내년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지렛대 삼아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제력 규모에 걸맞게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서 발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자는 게 핵심이다. 전 부처가 총출동했다. 어윤대 브랜드위원장은 "G20 정상회의 개최는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우리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경제 규모 걸맞은 위상 찾기

국제금융기구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에서 우리나라의 지분율 상향 추진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분율은 IMF가 1.34%로 19위,WB가 1.01%로 22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1.9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 국제금융기구의 일반자본 증액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우리나라도 경제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내 인력 진출 지원 차원에서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정례화하고 상시적인 종합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내에 정보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내총소득(GNI) 대비 2008년 0.09%에서 2015년 0.25%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베트남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을 내년 인도네시아,캄보디아와 우즈베키스탄 또는 카자흐스탄 등 4개국으로 확대하고 2013년까지 해외봉사단 2만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IMF·세계은행 한국지분 늘려 발언권 키운다
◆IT 강국 위상 높이기


정보기술(IT) 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에게 모바일 IPTV 전용 단말기를 배포한다는 게 눈에 띈다. 정상들은 단말기를 통해 자국의 방송을 시청하거나 정상회의 관련 정보 등을 찾아볼 수 있다. G20 정상회의 때 문화시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나왔다. 경복궁 내 경회루를 국빈맞이 공간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문화부는 제1회 세계음식관광축제를 비롯해 전통연희축제,한복특별패션쇼,한국문화박람회,전통공연과 KBS 오케스트라의 특별 협연 등의 행사를 G20 정상회의 전후로 진행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릴 계획이다.

이 밖에 한국학을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해외 관련 연구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한다. 내년에 '한국학 세계화 랩' 5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 8월에는 G20 국가 학생 대표들이 참가하는 모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간판 정비는 시간을 갖고"

행정안전부는 회의에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방안을 보고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장 시행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표명,뒤로 미뤄졌다. 이 대통령은 "전력 소모 등 이산화탄소 배출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점검의 필요성은 있겠으나 아직 서민경제가 힘겹고 어려운 만큼 조금 시간을 두고 검토해본 뒤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광화문광장 '스노우잼 대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변화를 위한 시도는 필요하다. 서울시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 고심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개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홍영식/이태명/이재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