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럭셔리] 성조숙증 진행 늦춰 성장기 어린이 키 6~8cm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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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한의원
2007년 초 뛰어난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서정한의원을 찾아왔다. 아버지는 "아이의 키가 175㎝ 이상 자랄 수 있으면 야구를 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야구를 포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은 아이의 아버지는 키가 160㎝,어머니는 159㎝에 불과한 데다 아이 또한 사춘기가 또래보다 14개월 일찍 시작돼 어렵다고 판정해줬다. 그러나 아이는 진료실을 나가지 않고 떼를 썼다. 결국 박 원장이 3년간 치료한 결과 아이는 중2 때부터 주전선수가 됐고 현재는 키가 175㎝에 근접한 상태다.
서정한의원은 1994년에 문을 연 성장 전문 한의원이다. 부모의 키가 작아서 성인이 된 후의 키가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린이를 한약과 운동요법(체조)으로 치료해왔다.
2006년부터는 이른 사춘기에 따른 성조숙증이 성장을 일찍 멈추게 한다는 시각에서 이를 예방하는 치료에 주력해왔다. 성장기 어린이의 체지방이 늘어나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나 아디포카인도 같이 증가하고 사춘기의 성징이 조기에 나타나면서 성장이 멈춘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이 한의원은 성장판 개폐 여부와 뼈 나이,사춘기 진행단계를 검사해 성조숙증 여부를 정밀하게 진단한다. 성조숙증으로 판명되면 의이인(율무) 인진쑥 산약(마) 등 20여종의 생약재를 처방한 한약으로 성호르몬 분비를 지연시킴으로써 성조숙증의 진행을 막는다. 여자 어린이의 경우 한약치료가 성공하면 1년 이상 초경이 늦춰져 키를 6~8㎝ 더 키울 수 있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8만여명의 어린이를 진료했고 "국내 무대가 좁다"며 해외에 잇따라 분원을 내고 있다. 중국에는 베이징 상하이 선양 옌지 시안 난저우 톈진 칭다오 광저우 등 무려 36개 도시에 '박박사 청소년 성장지도 센터'를 개설했다.
중국 산둥중의학대학에'한 · 중 박박사 청소년성장연구소'를 설립해 중국 어린이들의 성장실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도 2곳의 성장클리닉 분원을 개설했다. 베트남의 호찌민과 하노이에도 조만간 성장클리닉을 열어 동아시아 전역에 성장치료 프로그램을 수출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에 성호르몬 억제제를 무분별하게 투여하면 골밀도가 떨어져 오히려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며 "한약으로 사춘기의 성징발현을 자연스럽게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