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인방, 깜짝실적 전망에 '동반질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인방'이 쾌속 질주하고 있다. 당초 올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신차효과'에 힘입어 4분기에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 덕분이다. 현대차는 4분기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에 달하고 현대모비스는 올해 매출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고 중국 정부의 자동차 구매에 대한 세제 지원이 연장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자동차주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코스피지수 프로그램 대량 매수로 상승

9일 코스피지수는 6.39포인트(0.39%) 오른 1634.17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10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4300억원가량 유입되면서 장 마감 직전 1시간 동안 상승세로 반전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악재에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며 "1630선을 내준 지 하루 만에 다시 회복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3인방의 약진이 두드러진 날이었다. 현대차는 3.3% 오른 10만8500원에 마감했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2.83%,4.49%% 각각 상승했다. 기관들이 순매수에 나서며 이들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오후 들어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 등을 통해 외국인 매수세가 나오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오전부터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렸다"고 전했다. 그는 "오후 들어서는 중국 정부가 자동차 구입에 관한 세제 지원을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JP모건의 보고서가 시장에 돌면서 외국인도 현대차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올해 해외판매 25% 증가 예상

'현대차 3인방'의 이 같은 강세는 신차 출시에 따른 해외 실적 모멘텀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기대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4분기 내수 판매가 분기 기준으로 2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초호황을 보이고 있고 수출 역시 호조라 4분기 가동률이 100%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지분법 이익 증가분도 있어 4분기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투산ix 수출은 지난달부터 시작됐고 미국공장에서 YF쏘나타가 이달 중순께부터 본격 생산될 예정이어서 내년 1분기부터는 해외 시장에서 신차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 연구위원은 "YF쏘나타와 투싼ix는 원 · 달러 환율이 900원을 밑돌아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겠지만 현대차는 이익의 질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예상대로 자동차 세제 지원을 연장할 경우 중국 시장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집중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포르테 등 신차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수익 저비용' 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글로벌 소매판매는 작년보다 25.6% 증가한 162만대 정도가 될 것"이라며 "신차 모멘텀이 해외로 확대되는 내년에는 18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호조에 따른 '후광효과'로 4분기뿐 아니라 내년에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모비스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당초 9조4861억원에서 10조257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였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향후 수년간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공장 생산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