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조합의 변신…신제품 개발서 공동판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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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케팅·수출 대행도
허성회 이사장은 "서로 경쟁하는 전문 가구업체들이 공동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조합을 주축으로 조합원 역량을 결집시킨다면 정부 조달시장은 물론 국내 가구시장의 판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공서 납품 등 단체수의계약에 의존했던 중소기업 조합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등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07년 단체수의계약이 폐지된 이후 재료 공동구매와 제품 공동판매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조합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공동개척 등 다양한 자구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단체수의계약은 공공기관이 대상품목으로 지정된 물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협동조합과 계약을 체결하고,조합이 소속 조합사에 배정하는 제도였다.
중소기업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은 중소기업의 최대'보호막'인 동시에 각 협동조합의 존립 기반이었다"며 "앞으로 이를 대체할 수익모델을 찾느냐 못찾느냐에 따라 950여개 중소기업 조합의 명암이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기계협동조합(이사장 한상헌)은 해외 공동마케팅으로 조합원들을 돕고있다. 조합은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경험 부족과 판매망 부재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 대행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조합의 해외업무 실무자가 사전 조사에서 바이어 발굴은 물론 상담,수출계약 추진,대금회수까지 원스톱(one stop) 서비스 방식으로 총괄 지원한다. 이 덕분에 회원사들은 종전 단체수의계약 시절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농기계협동조합 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인한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출대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잇단 수출계약을 통해 내수기업들이 수출기업으로 속속 탈바꿈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기계협동조합 수출대행 사업에 참여한 34개 기업은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11개국에 농기계를 수출 중이다. 조합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500만달러의 수출대행 서비스 실적을 올렸다.
한국연식품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최선윤)는 올초 업계의 숙원 사업인 두부용 콩의 직수입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전량 수입한 후 각 조합에 공급해왔다.
이 같은 방식의 문제점을 느낀 연합회는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직수입으로 인한 원료가 인하 효과 및 두부 제조에 적합한 콩수입 필요성 등 명분을 내세워 정부로부터 전체 콩 수입물량 10만t 중 1만5300t의 직수입권을 따냈다. 연합회는 미국 현지 생산업체와의 계약재배,다양한 수입처와의 입찰 방식을 동원해 국내 공급가를 낮추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공급가 인하뿐만 아니라 공급량을 업계 요구대로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조합원의 이익 창출 및 관련 업계 발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직수입 물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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