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가격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비수기에 접어들어서도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체들의 주가흐름도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9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상반기 평균 D램 고정가격은 지난달 하반기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갔던 D램 고정가격이 올 11월 상반기에 보합세를 나타내자, 시장은 이를 하락전환의 전조로 생각했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양호한 PC수요로 D램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업체들의 올 4분기와 내년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PC수요 확인…D램 당분간 현 가격 유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D램 고정거래가격 보합세 유지로 양호한 PC수요가 확인됐다며, 당분간 D램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공급 증가에는 한계가 있고, 수요는 기대 이상으로 강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윈도7 효과로 PC 판매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고, 대용량 스마트폰이 연말연초에 대거 출시되면서 D램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D램 수급을 감안하면 이달의 가격 안정세는 내년 1월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은 비수기 반도체 가격 강세는 4분기 실적 기대감뿐만 아니라 내년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11월 말까지만 해도 현물가격의 약세 반전으로 D램 고정거래 가격의 하락반전이 됐었다"며 "그러나 양호한 데스크탑 PC 수요로 D램 가격이 11월 하반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탄탄한 PC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연말 재고조정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이달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IG투자증권은 D램가격의 안정세로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D램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인 것으로 보이고, 내년 초 아시아 시장의 춘절 수요를 앞두고 각 업체에서 다시 재고 확보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D램 가격의 하락폭은 시장의 우려만큼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도체주 양호한 주가흐름 기대"

D램가격의 양호한 흐름이 예상됨에 따라 관련주의 주가흐름도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준 연구원은 "수요측면에서 내년 PC시장 전망의 상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 1분기 PC시장의 전분기 대비 하락률은 과거 8년 평균인 9.4%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D램업체들의 공정개선으로 인한 공급차질 가능성과 설비투자 재개와 양산까지의 시차를 감안하면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D램이 주력인 국낸업체들의 수혜 폭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삼성전자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라"고 전했다.

박영주 연구원도 "D램가격이 예상과 달리 탄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반도체주들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