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삼성생명이 벌써부터 증시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당장 CJ CJ제일제당 신세계 등 삼성생명 지분을 가진 종목들은 1순위 수혜주로 꼽히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삼성생명 상장 소식이 알려진 뒤 한차례 랠리를 펼쳤던 이들 종목은 삼성생명의 장외 시세가 100만원을 넘자 상장 후 주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2차 랠리에 나설 태세다.

여기에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재편되면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이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CJ 우선주까지 동반 신고가

CJ는 8일 장중에 5만85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상승폭을 약간 줄여 3.36% 뛴 5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생명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클 것이란 전망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동시 순매수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CJ우선주와 CJ3우B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지분 4.8%를 가진 CJ제일제당도 1.12% 오른 22만5000원에 마감해 지난달 19일 기록한 신고가(23만3000원)에 다시 다가서고 있다. CJ제일제당 우선주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세계도 삼성생명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전날까지 6일 연속 상승하는 등 강세 기조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삼성생명의 2대주주여서 상장계획이 구체화될수록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외 주식거래 전문 사이트인 피스탁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10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따지면 신세계 보유 물량의 가치는 2조7800억원에 달한다. CJ의 경우 지분 가치가 6554억원으로 시가총액(1조6595억원)의 약 40%에 이른다. 우리투자증권은 원 · 달러 환율과 곡물가격이 안정세를 보여 CJ제일제당 등 자회사들의 실적 턴 어라운드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생명의 지분 가치가 연일 급등하고 있어 CJ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도 수혜 기대

삼성생명이 상장 후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론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이 꼽힌다. 지주회사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은 불확실성이 큰 문제지만,금융지주사가 되면 금융자회사 지분을 30%로 늘려야 하므로 현재 삼성생명이 각각 10.4%와 11.4%를 보유한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지배구조 재편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가 해소될 경우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25.6%)을 매각하면서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차 채무에 대한 담보로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도 삼성생명 상장의 수혜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이 2.5%를 갖고 있는 것을 비롯해 외환은행 신한지주 하나금융 KB금융 등도 0.1~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대형 생보사 지분 가진 종목도 덕봐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생보사 지분을 가진 종목들도 주목받고 있다. 대한생명 지분 28.1%를 보유한 한화가 대표적이다. 대한생명 상장 추진으로 지분 가치에 대한 관심을 끌었던 한화는 삼성생명 상장 이슈가 불거지면서 간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는 이날 0.33% 오른 4만4950원에 마감,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9월18일 기록한 신고가(4만7800원)에 바짝 다가섰다. 대한생명 지분 7.3%를 보유한 한화석화도 최근 한 달간 13%가량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상장을 추진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간접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생명 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59.67%)로 미래에셋증권은 보유 지분이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아직 상장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교보생명 관련 수혜주로는 대우인터내셔널이 꼽힌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장경영/조진형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