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가 이슬람 사원의 첨탑인'미네랏' 건설금지법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킨 데 대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사진)가 "이슬람 국가에서 교회건축도 금지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AFP통신은 7일 카다피 국가원수가 스위스의 이슬람 첨탑 금지안 통과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리비아 관영 뉴스통신사를 통해 "지금 이순간부터 무슬림 세계에서 교회건축이 허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이번 스위스의 이슬람 첨탑 금지법안이 테러조직 알 카에다엔 호재가 될 것"이라며 "알 카에다 같은 극단주의자들로 하여금 유럽을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카다피는 스위스에 대해 '세계의 마피아'라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비난한 뒤 "그동안 스위스는 무슬림 세계에 적잖은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철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비아와 스위스 양국 관계는 지난해 7월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부부가 제네바에서 하녀 폭행 혐의로 체포된 이후 냉각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기업인 2명도 비자 규정 위반 혐의로 1년 이상 억류된 상태에서 최근 1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