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정시 모집은 지난해에 비해 선발 인원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논술고사 실시 대학 수도 크게 줄었다. 201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서울대와 서울교대,춘천교대를 비롯해 일부 신학대학에서만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주로 '일반전형의 인문 · 자연계열 및 사범계열' 모집 단위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며 명목 반영 비율은 최종단계 기준으로 4~30% 정도다.

수시 전형에 비해 정시 전형의 논술 점수 반영비율은 높지 않으나,2단계에서 성적이 비슷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는 논술 성적이 최종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반적으로 수능성적이 상승해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논술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정시 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논술고사에 비해 훨씬 많다. 주요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보면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모집단위는 대부분 의과대학과 사범대학이다. 또한 대부분의 교대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면접구술고사는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형태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 학과와 계열에 따라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대비하면 된다.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이 분석한 학교별 정시 논술고사 경향은 다음과 같다.

◆서울대

정시 논술고사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에서 모두 치러진다. 2009학년도 인문계열 논술은 2008학년도와 동일하게 총 3문제가 출제됐다. 일반논술과 통합논술이 적절하게 뒤섞여 있었으며 고사시간은 총 300분이다. 올해도 유사한 형태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계열 논술은 친숙한 주제와 짧고 평이한 제시문,교과서를 제시문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어진 자료를 참고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응용하고 활용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펼치고 그 근거가 되는 내용까지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에 실질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09학년도 정시 논술문항을 살펴보면 문항1은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제시문 1개를 주고 '삶의 다양성'에 관한 견해를 1800자 내외로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문항2는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오존층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근거를 들어 기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와 오존층 문제 해결에 관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논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문항3은 '한옥'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전통문화의 계승과 변동 양상을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을 통해 한옥의 특징과 가치,한옥의 현대적 변용,한옥의 구조와 삶의 양식 등을 파악하고 주어진 자료를 분석해 논제에 제시돼 있는 질문들에 답해야 했다.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수리 · 과학적 개념과 원리의 이해 · 분석 · 구성 능력,통합적 추론 능력,창의적 사고 능력,논리적 설명 능력,의사소통 능력 등을 측정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초한 다양한 소재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4문제를 출제하며 고사 시간은 총 300분이다.

2009학년도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2008학년도와 동일하게 과학 3문항,수학 1문항을 출제했다. 수학보다는 과학 문항에서 과목 간 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4개의 문항은 각각 3~4개의 논제로 구성됐는데 일부 논제의 경우 하위 소논제를 포함해 수험생들은 총 17개의 소논제를 해결해야 했다. 제시문은 주로 교과서에서 발췌했으며 수식 및 도표,그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9학년도 논술고사는 자연현상에 대한 직관적인 예측을 다양한 방법(관측,실험,분석)을 통해 엄밀하게 확인하는 능력,즉 과학적 탐구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일부 문제에서는 단순한 과학적 탐구 능력을 넘어 철학적인 고민에 이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교대

정시 논술고사는 일반논술형으로 단일 논제를 출제하고 시간은 120분,분량은 1800자 내외이다. 제시문은 주로 교육이나 학문,사회 현상 등을 소재로 3~4개를 출제하며,그림이나 도표 등을 적극 활용하기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출제한다.

2009학년도 정시 논술고사는 '게으름의 찬양과 학문의 목적'을 주제로 채택했다. 이와 관련해 수학 및 과학 등 학문의 발생 배경과 그 의의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한 글(제시문 가,나)과 인간 삶에 있어 느림과 쉼의 의미를 강조하는 강연 글(제시문 다)을 제시문으로 출제했다. 논제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각기 다른 관점을 비교해 요약하고,두 관점 중 하나를 택해 제시문 (다)의 주장을 옹호 또는 비판할 것을 요구했다.

정시 논술고사는 2010학년도에도 일반논술형 문제를 출제할 예정이다. 수험생의 교육관 및 사회를 바라보는 균형적인 시각,가치관 등을 평가하는 주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