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조별예선을 치르는 데 대해 6일 국내 축구 관련 웹페이지의 게시글에서는 일단 낙관론이 득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전망이 밝았을 때 결과는 번번이 석패와 실망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들어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철곤 씨는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의 `축구발언대'에서 "조추첨 결과를 보면 우리가 16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유로2004 제패 뒤 내림세이고 월드컵 본선 출전도 이번이 두 번째라는 점, 나이지리아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다른 아프리카팀보다 약체라는 점, 아르헨티나도 다른 톱시드팀보다 상대하기 좋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정씨는 "한국은 한일월드컵 이후 월드컵 경험도 많아졌고 축구 인프라도 축구 선진국 수준"이라며 "K-리그 팀도 많아졌고 해외 명가에 진출한 선수도 많아 경험과 자신감, 경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좋아져 평가전으로 자신감을 높이면 충분히 16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난한 조를 만나 기쁘다는 목소리 속에 아예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격파하거나 8강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현 시점에서는 성급한 낙관도 목격됐다.

아르헨티나 교민축구협회 사무총장이라고 소개한 박승희 씨는 축구발언대에서 "아르헨티나가 강하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영웅 마라도나는 감독으로는 영 아니라서 현지에서 말이 많았는데 본선에 나갔기 때문에 잠시 조용한 형국"이라며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에만 가면 고지대라서 맥을 못 추고 죽을 쑤는데 요하네스버그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다혈질이라서 약을 올리면 한두 명 금방 퇴장시킬 수 있고 아르헨티나가 이민국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조국에 대한 신념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네티즌 `빠륵 매니아'는 사커라인 게시판에서 "2006년 멤버보다 지금이 더 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16강에 진출한다"며 "16강 상대 A조에서는 객관적 전력을 따지면 프랑스와 멕시코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둘 다 역대 월드컵에서 해볼 만 했기 때문에 8강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상상했다.

사커월드의 누리꾼 `인조이풋볼'은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가 강하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글들이 전파되는 것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리스가 유럽에서 약체일지 모르지만 세계 최고의 대륙대회인 유로 2004에서 우승한 팀이고 아르헨티나는 아무리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저력이 있는 팀이며 나이지리아도 아프리카에서 만만하다고 하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따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월드컵 4강 말고는 해놓은 게 없는 팀이라서 낙관하기보다는 변화 속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가야 한다"며 "애가 타는 북한과 일본보다는 상황이 낫겠지만, 현재 다른 나라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밥'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처럼 상대를 깔보다가 그리스와 1차전 역전패(멕시코 1-3), 아르헨티나와 2차전 완패(네덜란드 0-5), 나이지리아와 3차전 무승부(벨기에 1-1)로 짐을 쌀 것이라는 `안티 시나리오' 또는 비관론도 눈에 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