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5개 시.군 한파주의보..해안에는 강풍 특보

강풍과 한파가 기승을 부린 5일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산간지역에서는 눈비가 내려 하루 종일 교통사고가 잇따랐으며 밤부터 빙판길로 변해 차량운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찬 대륙고기압이 북서쪽에서 다가오면서 경기 5개 시.군에는 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강풍 피해 속출
5일 오전 11시50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신흥대학교 앞에서 강풍에 5m 크기의 입간판이 넘어지면서 지나가던 임모(69) 씨가 머리를 다쳤다.

임씨는 곧바로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 9시10분께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H중공업 조선소의 도크에 대피해있던 바지선의 선원 정모(70)씨가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조선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인근 바다에서 조업하다 바람이 거세지자 이날 새벽 4시께 동료 선원들과 함께 조선소로 대피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당시 이 일대에 풍랑경보가 내려진 점으로 미뤄 정씨가 강한 바람 때문에 실수로 물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해상과 남해서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제주시 탑동 매립지인 제주라마다프라자호텔 인근 맨홀에서는 이날 오후 1시께 바닷물이 역류해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제주 지역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오전 6시를 기해 제주도 서부와 북부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해안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강원 동해안도 강풍이 불어 상가 간판 등이 떨어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 58분께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리 주문시장 내 노래방 간판이 강풍에 떨어졌으나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오후 2시56분께는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모 미용실 간판이 바람에 떨어져 100여m 날아갔으며 오후 2시18분께는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리 수산시장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설치했던 천막이 강풍에 내려 앉았다.

이밖에 속초시 조양동 속초경찰서 청초지구대 앞 교차로의 신호등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는 등 도내에서 15건의 강풍피해가 잇따랐다.

5일 오전 발효됐던 강풍 특보는 이날 저녁 일부 해제됐다.

경기 문산기상대는 오후 10시를 기해 서해 5도를 포함한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를 해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오후 9시 제주도 서부와 북부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를 해제했으며 청주기상대도 오후 7시 30분 충북 영동군에 발효됐던 강풍주의보를 해제했다.

그러나 강원 강릉시.동해시.태백시.삼척.평창군, 전남 여수시.완도군.영암군.무안군.함평군.영광군.목포시.신안군(흑산면 제외).진도군.흑산도홍도, 경북 영천시.영주시.영덕군.울진군.포항시.경주시, 경남 통영시.거제시.남해군 등 해안가에는 강풍주의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또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 울릉도.독도에는 강풍경보가 내려져 있다.

문산기상대는 5일 오후 4시를 기해 포천.연천.남양주.양주.가평 등 경기북부 5개 시.군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문산기상대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2도였으나 내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양주시는 영상 1도에서 영하 9도로, 연천군.가평군.포천시는 0도에서 각각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매서운 추위가 예상되고 있다.

문산기상대 관계자는 "내일 아침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예상된다"며 "수도관 동파 등 추위에 대비해줄 것을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강원과 충북.경북 등 산간지역과 경기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이날 오전 눈이 내리는 등 전국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오후부터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빙판길 교통사고와 화재
5일 오후 6시께 충남 공주시 금학동 우금치 고개에서 엑센트승용차와 포터트럭이 추돌한 뒤 사고차량을 견인하던 레커차량을 봉고트럭이 충돌하는 등 4중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엑센트 승용차에 타고 있던 오모(61.여)씨 등 8명이 중경상을 입고 공주시내 병원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

또 같은날 오후 7시7분께 공주시 신관동 운암건설 앞 한적교차로에서 모닝승용차와 토스카승용차가 추돌, 박모(59.여)씨 등 3명이 중상을 입고 공주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저녁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낮에 내린 눈이 얼면서 빙판길을 이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오후 2시께는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344㎞ 지점에서 싼타모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앞서가던 승용차와 추돌하는 등 모두 7대의 차량이 추돌사고가 발생해 승용차에 타고 있던 최모(50.여)씨 등 8명이 경상을 입고 평택과 서울 등지의 병원에서 분산 치료 중이다.

경찰은 싼타모 승합차가 앞서가던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3시 15분에는 경북 영천시 화남면 대천리 화남분교 앞 도로에서 산타페(운전자 이모.39) 승용차와 포터(운전자 김모.53) 트럭이 충돌해 두 차량의 운전자가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어두운 빗길에서 누군가의 운전 부주의로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화재도 잇따랐다.

오후 3시 13분께는 경남 진해시 한 놀이공원 내 비눗방울체험장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체험장 내부 350㎡중 160여㎡와 기자재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5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오전 6시께는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장모(59)씨의 돈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돼지 400여 마리가 불에 타 죽었고, 불은 돈사 1천300㎡를 태운 뒤 1시간40분 만에 진화됐다.

부산에서는 소형 유조선을 예인하던 선원들이 바닷물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부산 영도구 남외항 묘박지(해상 정박지) 앞에서 24t급 예인선 '602 동성호'가 침몰했으나 바다에 빠진 선원 손모(53) 씨 등 2명은 인근 선박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602 동성호는 수리조선소에서 소형 유조선을 남외항 묘박지로 예인하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전복된 뒤 곧바로 침몰했다고 부산해양경찰서는 밝혔다.

이밖에 오전 8시 5분께는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지방도로에 150t 가량의 낙석이 떨어져 차량 운행이 하루종일 부분 통제됐다.

(춘천.의정부.군산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