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엿새만에 1600선을 탈환하며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두바이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성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급등 배경이 외국인의 선물매수에 따른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차익거래 유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추세 상승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37포인트(1.47%) 오른 1615.0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말 '두바이 쇼크'로 급락한 이후 나흘만에 90포인트 넘는 복원력을 과시했다.

이날 지수는 단기 급등한 미국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5.68포인트(0.36%) 오른 1597.31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외국인의 나흘째 계속되는 매수 기조와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의 매수 가담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매도 공세로 1600선 지지력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후 오후들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시작되자 프로그램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지수를 1610선 위로 올려놓았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주식)시장에서 867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의 3000억 규모 순매수에 비해 강도가 현격히 약해졌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 프로그램 매수 차익거래를 유발시켰다.

개인은 403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331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과 바치익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354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기관은 사실상 매도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섬유.의복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 흐름을 보인 가운데 기계(3.28%)와 운수장비(2.03%), 증권(2.60%), 보험(2.01%), 서비스(2.52%)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전기전자(2.20%) 업종도 강세를 이어갔다. 최근 주가하락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 LG이노텍이 7.82%의 급등세를 탔고, LG전자도 8.17%의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1.61% 오른 7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0.34%), 신한지주(1.28%), 현대모비스(1.63%), LG화학(1.33%) 등도 강세 흐름을 연출했다.

종목별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에 조선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4.92% 오른 16만원에 장을 마감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도 2-7%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굴착기 판매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에 3.70%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한가 없이 53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포함해 264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2억6719만주로 전날 대비 소폭 감소했고, 거래대금은 4조2870억원을 기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고 일본 증시가 급등세를 타면서 증시 분위기가 급격히 호전됐다"면서 "하지만 프로그램매매는 방향성을 점칠 수 없고 현재 환율 수준에서 외국인의 매수세 확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단기에 60일 이동평균선(1620선)을 뚫고 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