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완전한 '컴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바이 쇼크'로 급락했던 증시가 충격 이전 수준까지 낙폭을 만회한 상황인 만큼 이제부터 시작되는 진검승부는 외국인의 수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두바이발 쇼크 이후 나흘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자 추세적 매수전환 여부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25일 이후 엿새만에 160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고, 일본의 통화정책 등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외국인 주도의 연말랠리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주말 두바이 쇼크 이후 코스피지수가 강한 복원력을 보인 추동력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라는 점에서 이 같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3700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일일 3000억원 이상의 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 10월 하순 국내 증시의 6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된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들 왜 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대해 가격메리트를 꼽고 있다.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대비 가격 메리트가 높아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이 환율과 유가 변수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의 경기회복 지속에 따른 기대가 외국인의 매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외국인들의 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강해졌지만 환율이 다시 1150원대로 하락해 추세적 매수기조 전환은 기대기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일본의 엔케리 자금 유입 등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전기전자 업종 등의 경쟁력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외국계 롱펀들이 한국 비중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달 19일 한·일 스위칭 거래로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했던 것이 단기적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일본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 탈출과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은행에 0.1%의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등 추가 양적완화 정책 시행을 결정했다"면서 "일본의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엔캐리 자금이 글로벌 유동성을 더욱 확대시켜 국내 증시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은행 업종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반등장에서 쓸어담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관련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승진 연구원은 "일본의 완화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부양정책 연장과 외국인 주도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두바이발 쇼크 이후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올해 한해 동안 시장의 상승을 이끌어왔던 주도주군에 집중됐다"면서 "자동차와 IT, 철강, 은행 등이 외국인 매수규모가 시장비중 보다 높은 대표적인 업종인 만큼 단기적으로 가격매력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들은 여전히 이들 업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IT업종이 다시 시장의 주도주로 부각된다는 것은 결국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이 경기 회복에 기인한 수요 확대 기대로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 미니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화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금액 기준으로는 일일 3000억원 이상의 매수세가 이어질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