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두바이 쇼크'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120일 이동평균선(1562) 돌파에 성공했다.

미국 등 선진국 증시 선전과 선·현물 시장에서 맹활약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이 주된 상승 재료로 풀이된다.

하지만 장중 근거없는 루머에 휘둘려 일중 28.63포인트의 변동성을 보이는 등 여전히 허약한 체력을 드러내 추세적 상승 전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12포인트(0.91%) 오른 1569.7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뉴욕 증시가 막판 소폭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5.25포인트(0.34%) 내린 1550.35로 출발했다.

장초반 투자주체들이 방향성 탐색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가 연출됐지만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화에 힘입어 상승 추세로 전환해 1570선 가까이 치고나갔다.

오전 한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외국인들의 순매도 강도가 약해지며 속락해 1541.09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지수는 김정일 사망설이 과거에도 유포됐던 루머로 밝혀지면서 급격히 복원돼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 주역은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에 집중한 외국인이었다. '두바이 쇼크' 이후 외국인들이 이틀연속 사자세에 가담하며 자금이탈 우려를 잠재웠고, 선물시장에서도 동반 매수세를 보이며 프로그램 매도공세를 효과적으로 완화시켰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6억원, 399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54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9600계약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815억원의 비차익거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매도 차익거래로 1616억원이 출회돼 전체적으로 8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89%)와 운수장비(1.86%), 운수창고(1.91%)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두바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는 은행(1.60%), 증권(0.68%), 보험(1.28%) 업종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다만 기계(-1.93%)와 건설업종(-0.58%)은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나란히 2%대 오름세를 보였고, 현대차(3.54%)와 KB금융(1.72%), 현대모비스(2.01%)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자동차주가 강세였다.

엔화강세와 점유율 확대 전망이 나온 현대차가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만원을 회복했고, 기아차(3.21%)와 현대모비스 등 여타 자동차주들도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LG디스플레이(6.08%)도 업황개선 기대감에 이틀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휴대폰 부문 부진 전망이 제기된 LG전자는 1.46% 하락한 1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한가 7개 종목을 포함해 429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 종목을 비롯한 345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2억9738만주로 전날 대비 소폭 감소했고, 거래대금은 4조4142억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