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실적 개선 기대와 저평가 매력 부각에 힘입어 연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1일 다음은 전날보다 1.28% 오른 6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한 다음은 장중 6만57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태광을 밀어내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버추어와의 광고대행 계약, 경기회복 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최근 주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지난달부터 종량제 검색 광고(CPC, Cost Per Click) 대행권을 구글에서 야후 계열의 오버추어로 넘겼다. 이에 따라 다음의 종량제 검색 광고는 오버추어의 '스폰서 검색'을 통해 운영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검색 광고 파트너 변경에 따라 다음의 매출액이 약 6%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심준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버추어와의 계약으로 CPC 광고 단가가 15∼20% 가량 인상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검색광고 실적 정상화의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광고대행사를 오버추어로 변경한 11월 한 달간 CPC 제휴상품 매출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며 "내년 연간 기준으로 CPC 제휴상품 매출액이 올해보다 40% 증가할 것이라는 메리츠증권의 전망치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기회복으로 인한 광고 매출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이는 검색광고보다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디스플레이광고에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고액광고인 디스플레이광고의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0% 중반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성수기 효과 외에도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선행적 광고집행 효과의 가속화를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다음의 경쟁력 강화로 인한 검색 점유율 상승도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병태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 내부의 검색 엔진 개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적극적 대응 등에 힘입어 다음의 검색 쿼리 점유율이 2006년 11월(15.7%)을 바닥으로 지난 9월 22.1%까지 상승했다"며 "검색 엔진 개선이 가장 큰 요인으로, 궁극적인 경쟁력 강화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무선인터넷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지도, 뉴스, 비디오, 부동산 등 다음이 새롭게 1위를 차지한 서비스들이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유용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에 다음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다음의 주가는 과거 구간(밴드)의 하단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며 "지속적인 검색 점유율 상승 등을 통한 모멘텀(계기)이 있다는 점에서 선두업체 대비 과도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할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심 애널리스트도 "인터넷 비즈니스의 탈집중화 시기에는 후발업체가 부각되는 사이클을 나타낼 것"이라며 "무선인터넷 확대가 인터넷 비즈니스의 탈집중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라는 점에서 내년에는 다음의 가치가 재조명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다음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종전 6만5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메리츠증권 역시 7만원에서 7만9000원으로 올려잡았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