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출 세계 12위에 이어 올해는 10위권 내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세계 수출 10대 강국에 진입하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이러한 수출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꾸준한 산업정책 지원과 기업들이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다. 특히 자동차,철강,반도체,LCD,PDP,휴대폰 등 주력산업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신기술 확보에 피땀 흘린 결과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이들 수출효자 품목의 성장을 이끈 이면에는 바로 정밀산업기술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점차 고집적화,고밀도화,고기능화되어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IT 제품들은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도 초정밀 가공기술과 나노(1억분의 1m) 수준의 측정기술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2만개 이상의 자동차 부품들이 소음과 진동 없이 정교하게 동작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치수제어 기술과 개별 부품들의 품질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더욱이 차세대 신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나노 · 바이오산업,항공우주 산업,녹색성장 산업의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핵심기반 기술인 초정밀 가공기술과 첨단 측정기술의 습득 없이는 요원한 일이다.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는 각종 산업분야에서 원천기술 개발의 기술격차를 벌이기 위해서는 정밀산업기술에 대한 인력 양성과 투자가 요구된다.

그동안 정부도 정밀산업기술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왔다. 산업발전 초기인 1970년대부터 정밀기술진흥대회를 개최하고 제3회 대회부터는 대통령이 직접 '정밀공업진흥탑'을 별도로 신설해 시상하는 등 기업들의 사기 진작과 정밀산업 기술인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

우리나라는 정밀기술 강국인 독일보다 200년이나 앞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심경을 개발한 선조들의 저력과 세계 기능올림픽에서 16회 연속 우승한 국가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정밀산업기술대회가 향후 선진강국으로 진입하는 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밀산업 기술력을 키우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