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프린터·복합기·전자사전…"내 안에 PC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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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 복합기 모니터 등과 같은 IT(정보기술) 기기들은 일반적으로 PC와 연결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동작하기 힘든 제품들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기기에 PC 기능들이 속속 담기면서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자체적으로 사진 편집을 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읽기뿐만 아니라 쓰기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전자책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PC의 기능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 IT 제품은 휴대폰이다. 삼성전자의 옴니아 시리즈,애플 아이폰 등과 같은 스마트폰은 이른바 '손 안의 PC'로도 불리고 있다. PC의 운영시스템(OS)과 같은 다양한 모바일 OS를 통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휴대폰에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저를 통해 PC와 똑같이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도 웬만한 PC 못지않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유자재로 사진 편집
휴대폰뿐만 아니라 최근엔 디카에도 PC에서나 이용할 수 있었던 소프트웨어들이 담기고 있는 추세다. 니콘의 디지털카메라 D5000은 PC의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간단하게 사진을 보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부드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소프트 필터,스케치한 그림처럼 보이게 하는 윤곽 살리기,어안 렌즈로 촬영한 사진처럼 만들어주는 효과 등을 카메라 안에서 직접 만들어 낼 수 있다. 원근 효과,왜곡 보정,기울임 보정 등 열다섯 가지 종류의 편집이 가능하다.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Z300도 터치스크린 화면을 활용해 담겨 있는 사진을 편집하는 기능을 갖췄다. 촬영한 사진 가운데 2~5장을 묶어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능은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유용하다. 촬영한 사진을 90도,180도,270도,360도 등으로 회전해 저장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촬영한 사진 중 원하는 부분만 잘라서 저장할 수 있는 기능,자체적으로 사진 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능 등도 갖추고 있다.
◆네이트온 기능 갖춘 전자사전도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전자책(e북) 단말기 'SNE-50K'는 기존 전자책과 달리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쓰기' 기능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펜으로 종이에 쓰듯 자유롭게 메모를 하고 저장할 수 있다. 단말기와 함께 제공되는 '가상 프린터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는 파워포인트 엑셀 워드 등의 문서 파일을 그림 파일로 자동 변환해 볼 수 있다.
아이리버가 최근 내놓은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는 대부분의 디지털 문서를 별도의 파일 변환 없이 바로 읽을 수 있다. 기존 전자책 전용 파일인 이퍼브(epub)나 PDF는 물론,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각종 문서를 읽어낼 수 있다. '코믹 뷰어' 기능을 갖춰 만화책도 볼 수 있다. 아이리버는 최근 사전 기능을 갖춘 학습 특화 전자책 '스토리 에듀 버전'도 선보였다.
샤프전자가 최근 국내 시장에 내놓은 전자사전 'RD-EM600'은 인터넷 메신저 '네이트온' 기능을 갖췄다. 무선랜이 잡히는 곳에서는 실시간으로 친구들과 전자사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PC 키보드와 배열이 같은 쿼티(QWERTY) 키패드를 장착,문자 입력도 빠르게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퀵 챗' 기능을 이용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같은 전자사전을 가진 친구들과 채팅도 할 수 있다.
◆독립형으로 진화한다
프린터도 더 이상 PC에 의존해 작동하는 기기가 아니다. HP가 최근 내놓은 포토스마트 프리미엄 C309g 복합기는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웹사이트 스냅피시(napfish.com)에 접속,사진을 편집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HP 아이프린트 포토'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아이폰이나 아이팟 등에 담긴 4×6인치 크기의 사진을 바로 출력할 수도 있다. PC,아이폰,디지털카메라 등과 연결할 때는 무선랜(와이파이)이나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를 이용한다. 케이블로 PC와 연결할 필요가 없는 만큼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웨스턴디지털의 미디어 플레이어 'TV 라이브'는 PC 없이도 USB,외장하드,인터넷 등을 통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모니터는 일반 TV 등을 활용하면 된다. 주요 동영상 웹사이트인 유튜브,플리커,판도라 등의 콘텐츠를 곧바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풀HD(초고화질) 영상으로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으며 두 개의 USB 단자를 장착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린터 카메라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PC 못지않게 똑똑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PC의 각종 기능을 갖춘 디지털 기기들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