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이어 안용권도 '번쩍'
한국 남녀 역도가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최중량급에서 최강자로 우뚝 섰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6 · 고양시청)에 이어 안용권(27 · 상무)도 2관왕에 올라 세계 역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안용권은 2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남자 최중량급(+105㎏) 경기에서 인상 198㎏,용상 247㎏을 들어 올려 합계 445㎏으로 우크라이나 아르템 우다친(29)을 몸무게 차로 따돌리고 용상과 합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안용권은 한국 역도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에서 처음으로 합계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세계 역도 사상 한 국가가 '역도의 상징'인 남녀 최중량급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역도의 '히든카드'로 꼽힌 안용권의 합계 우승은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인상 2차 시기에서 198㎏을 들어올려 3위에 오른 안용권은 용상 마지막 시기에 우다친보다 2㎏ 무거운 247㎏을 번쩍 들어 올렸다. 지난 2 월 입대해 현재 계급이 일병인 안용권은 "금메달을 따게 돼 감게무량하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노력해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지난 28일 열린 여자 최중량급(+75㎏) 인상에서 136㎏,용상에서 세계신기록인 187㎏을 들어 올려 합계 323㎏으로 용상과 합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장미란은 2005년부터 4회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장미란은 인상 2차 시기에서 안정된 자세로 131㎏을 번쩍 들어 올렸지만 카쉬리나(18 · 러시아)가 135㎏을 들면서 2위를 기록했다.

장미란은 예상대로 장기인 용상에서 괴력을 뽐냈다. 장미란은 용상 2차 시기에서 175㎏을 가볍게 들며 일찌감치 용상과 합계 우승을 확정했다. 기세가 오른 장미란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186㎏)보다 1㎏ 더 나가는 187㎏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장미란은 "상대선수를 이기기 위해서는 제 기록에 매년 1~2㎏ 더 들어 올려 광저우 아시안 게임(2010년)과 런던올림픽(2012년)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