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마시기' 자제 분위기..웰빙.나눔실천 모임 확산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기업 사회에서 `놀고 마시는' 송년회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년회를 아예 낮에 하거나,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나눔을 실천하는 것으로 송년행사를 대체하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또 통상 `술독에 빠지는' 구태스러운 송년회 문화에서 벗어나 건강을 챙기는 `웰빙' 송년회를 기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 "고주망태 송년회는 가라" = 현대백화점은 올해 송년회를 낮에 하기로 했다.

낮에 송년회를 열어 최우수 판매사원으로 선정된 80명에 대한 시상식을 열고 간단한 축하공연을 즐길 예정이다.

저녁 송년회를 조직해 음주가무(飮酒歌舞)로 밤을 새웠던 예년과는 확 달라진 풍경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부서별 송년회를 앞두고 최근 권고사항을 정했다.

권고사항의 요체는 음주 중심의 모임보다는 스포츠나 문화 행사로 송년회를 치르라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음주를 하더라도 `1차'에서 끝내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좋은 직장 만들기' 캠페인을 벌여온 한화석유화학은 부서별 송년회를 맛집 탐방과 문화활동으로 대체토록 권장하고 있다.

또 프라자호텔을 운영하는 한화개발은 한해 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운동과 스파가 결합한 `웰빙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부서별로 문화공연을 관람하거나 선물을 교환하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도록 권하고 있다.

경기불황 탓에 어깨가 처진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주기 위해 임원들이 직접 `몸으로 뛰는' 송년행사를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GS리테일은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노래와 춤까지 선사하는 송년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너도나도' 소외 이웃 챙기기 = 불우 이웃을 챙기는 것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려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홈플러스는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나눔 바자회'로 올해 송년행사를 갈음하기로 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주변의 불우이웃을 살피자는 취지에서다.

`홈플러스 나눔데이'로 명명된 이 바자회는 내달 11일 전국 154개 점포에서 이승환 회장을 비롯한 1천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홈플러스는 기증받은 물품을 팔아 거둔 수익금을 전액 소외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송년회가 집중되는 연말을 `사회봉사주간'으로 정하고 임직원들에게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억원을 내놓고 14억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복지시설과 저소득층에 전달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0억원을 기부한 삼성은 올 연말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돕는 봉사활동을 송년사업으로 펼칠 예정이다.

LG전자는 송년 이벤트로 청소년들을 위한 `이동전자 교실'을 운영한다.

대형 버스에 다양한 과학.전자 실험 도구를 탑재한 이동전자 교실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과학 체험의 장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며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