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간 4조원...KT 구매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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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실 IT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모두 이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할 것입니다. 바로 연간 4조원의 KT 구매를 결정하는 구매전략실장인데요.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분당 KT 본사. 이 곳 14층에 있는 구매전략실에서 다루는 구매물량은 연간 약 4조원. 웬만한 그룹 한해 매출입니다.
이곳의 책임자는 박정태 구매전략실장. KT 납품이 곧 IT 기업의 생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때는 IT 기업 CEO들이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자리였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모든 기준이 객관화되고 계량화됐습니다. 그런 청탁이 들어올 가능성이 없습니다. 제가 구매전략실장으로 오면서 걱정도 했지만 구매혁신을 통해서 바꿨고 결론적으로 청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KT의 구매 방식이 바뀐 것은 올초. 이석채 KT 회장은 취임한 뒤 곧바로 협력업체들부터 만났습니다. KT의 구매가 사실상 우리나라 IT 근간이었고 협력사의 경쟁력이야말로 KT의 미래였습니다. 게다가 KT 내부로서도 고질적인 납품 비리도 문제였습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바로 최저가 입찰제 폐지. KT는 납품 업체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의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납품가를 결정하던 방식에서 각 업체별로 각각의 납품가격을 인정하는 이른바 일물복수가제도를 시행했습니다.
당연히 울며겨자먹기로 낮은 가격에 납품할 수 밖에 없었던 협력업체들도 제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이는 품질 향상의 기반이 됐습니다. KT도 종전보다 더 높은 값을 쳐주니 단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대입니다.
"구매 혁신은 근본적으로 품질을 중시하는 개혁입니다. 따라서 총비용 관점에서 보면
비용이 줄어든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KT 협력사들은 처음에 KT의 구매 혁신을 믿지 못했지만 KT는 혁신방안 발표 다음날 바로 새 시스템을 적용해 입찰을 실시했습니다.
KT 구매 책임자라면 원래가 인기 있는 자리지만 지금의 인기는 예전과 다른 각도입니다.
“지난번에 조찬 모임을 한 번 갔는데 제가 앉은 테이블에 공사협력사 대표들이 와 계시더라고요. 제가 구매전략실장이라고 하니까.. 아.. 요즘 같이만 됐으면 좋겠다고....”
박정태 실장은 대기업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그리고 중소기업은 품질과 신용으로 협력하면 그것이 바로 상생이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WOW-TV NEWS 박성태입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