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 은행들이 국제 신디케이트론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금융위기 이후 영국 RBS와 미국 씨티그룹 등 서구 은행들의 신디케이트론이 위축된 틈을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등 중국 은행들이 메워주고 있다는 것이다.신디케이트론은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중국 은행들의 해외 신디케이트론은 4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해외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한 중국 은행 수도 지난해 3개에서 올들어 7개로 늘었다.공상은행의 경우 호주의 슈퍼마켓 체인업체인 울워스와 네덜란드의 원자재 거래업체인 프라피구라 베히어 등에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했다.반면 RBS는 올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제외)에서 전년 동기보다 73% 감소한 21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해외 기업들도 늘고 있다.호주 최대 주류업체인 포스터는 최근 중국은행이 주선한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5억달러의 빚을 상환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했다.호주 천연가스업체인 APA그룹도 최근 중국은행의 신디케이트론을 이용했다.

중국 당국은 은행들의 해외 신디케이트론 시장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자산시장 거품을 만드는 과도한 유동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공상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은행 등 4대 상장은행의 예금은 올 상반기에만 4조3000억위안 늘었다.블룸버그는 해외 신디케이트론이 2조달러가 넘는 중국 외환보유액 투자대상의 다변화 방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