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중국시장도 9%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보여 증시 주변 여건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2010년 주식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2010년 예상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620~2070선으로 제시했다. 특히 2분기내 2000선을 재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올해 한국증시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는 외국계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주도로 급등한 '외국인 천수답 장세'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순매도가 늘어나면 늘 지수하락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이러한 천수답 증시가 해갈될 수 있을 것으로 이 증권사는 분석했다.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IBK는 "내년에는 수출 경기 회복에 따른 경기의 불투명성 해소와 신용스프레드(우량채권과 비우량채권의 수익률 차이) 축소에 따른 위험 회피 완화 가능성,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 등 영향으로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에 한국시장이 편입될 경우에는 더 안정적인 매수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BK는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부활과 중국의 급성장을 상승 모멘텀(계기)으로 꼽았다.

IBK는 "미국은 현재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기조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고용시장의 회복이 점쳐지고 있고, 소비심리지표도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실업률이 하락하고, 소비가 본격 회복되기 전까지 미국 정부는 출구전략에 앞서 경기부양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경제는 올해 8.3% 성장한 데 이어 2010년에는 9.3% 성장할 것으로 IBK는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으로서 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의 소비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IBK는 이에 따라 저평가된 유망 상장사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IBK가 제시한 투자유망 섹터는 IT(정보기술)다. 그 중에서도 상장기업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대표주(삼성전자, 하이닉스)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2010년 이익증가율 상위 섹터에 포함되어 있는 철강, 은행, 자동차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포스코와 우리금융, 현대차, GS건설, 롯데쇼핑, 삼성전기, CJ제일제당, LIG손해보험, 대한항공, 하나투어 등을 2010년 최선호주(top picks)로 제시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