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디렉터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 출연할 배우를 기획,섭외하는 일을 한다. 미국 할리우드처럼 선진 제작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는 캐스팅 디렉터가 배역에 관한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 위주의 국내 제작 현실에서는 감독이나 제작사가 원하는 배우를 섭외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캐스팅 디렉터는 프리랜서가 일반적이지만 방송사마다 공채로 입사한 직원이 해당 업무를 맡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캐스팅 디렉터는 사실 손에 꼽을 정도다. 아직 전문직으로서 정착이 안된 탓이다. 그나마 캐스팅 디렉터의 산실 역할을 했던 MTM 등 연기학원들의 규모가 수년 전부터 크게 축소돼 신규 인력의 진입 창구가 그리 넓지 않은 상황이다. 특별한 학력이나 기술이 필요치 않은 대신 경력이 중요한데 일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 거의 없다는 것. 연예 매니지먼트 등 다른 분야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다가 캐스팅 디렉터로 전업할 수도 있다.

초봉은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 현실상 높지 않은 편. 2002년 MTM에 입사했던 최원우씨의 첫 연봉은 12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최씨는 "경기에 따라 변동폭도 크지만 일단 인정받기 시작하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지금은 비슷한 경력의 대기업 직원 수준은 번다"고 밝혔다.

직업 전망은 괜찮은 편이다. 내년 종합편성 채널이 더 생기면 방송 콘텐츠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 위주의 독점 구조가 깨지면서 외주 제작사의 파워가 상대적으로 커져 분업화,전문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캐스팅 디렉터의 수요도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