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9일 정상회담 포인트는 '솔직토크'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20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약 3시간30분을 같이 보내면서 기탄없이 마음에 있는 말을 다 했다. 짧지만 마음을 연 만남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당초 35분 예정이던 단독회담이 30분가량 늘어났고 오찬도 20분 더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현관 앞까지 내려와 기다리다 오바마 대통령이 승용차에서 내리자 다가가 포옹과 악수를 하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공식 환영행사 후 오바마 대통령은 본관 1층 로비로 입장,방명록에 'I am grateful for the wonderful hospitality of the Republic of Korea.May the friendship between our two people be everlasting(대한민국의 훌륭한 환대에 감사합니다. 우리 두 정상의 우정이 영원하길 기원하며)'라는 글을 남겼다.

회담이 길어진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간을 많이 썼기 때문"이라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잘못된 것은 모두 다 대통령 탓이라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한 · 미 FTA와 관련,"지난 6월 미국에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났는데 너무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는 것 같더라"며 "이는 한 · 미동맹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찬에서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 대통령은 "속된 말로 거지도 아이 교육은 시킨다고 할 만큼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교육은 꼭 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계속돼 왔고 그 저력이 경제성장의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한 태권도복은 우측 소매 끝 부분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교차해 있으며 영문 이름도 적혀 있다. 김윤옥 여사는 오바마 대통령 내외에게 트레이닝복을,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건강식단에 관심이 많은 것을 감안해 저칼로리 한식 조리법을 담은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을 증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링컨 전기 한정판과 아시아 순방을 맞아 특별 제작한 유리제품을 선물했다. 오찬에는 당초 예정에 없던 신선로가 올랐다. 김윤옥 여사가 직접 준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능숙한 젓가락질로 맛보며 "딜리셔스(맛있다)"를 연발했다. 한우 불고기와 미국산 쇠고기 숯불구이 바비큐 등이 메인 메뉴였으며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한 직전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들러 주한 미군을 격려하며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