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차이나플레이주' 테마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내수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간 무역불균형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찾는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차이나플레이주'로 꼽히는 중국 내수 회복 수혜주들이 강세다.

중국 사업이 부각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역시 수혜주로 평가되는 포스코오리온도 이틀째 상승세다.

증시 전문가들도 위안화 절상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중제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대중국 수출 및 해외직접투자(FDI) 규모가 커 위안화 절상의 최대 수혜 국가 중 하나"라며 "중국 수출 규모가 크고 중국 내 투자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위안화 절상은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된 상황에서 주가는 단기적으로 악재보다는 호재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위안화 절상 수혜주를 중심으로 주가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강세로 상대적 가격경쟁력이 부각되는 수출주, 중국의 구매력 확대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 관련주를 수혜주로 꼽았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양호한 경기지표를 더욱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중국 내수가 확대되고 중국의 소비가 늘어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수혜인 중국 위안화 절상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수혜주로 포스코와 오리온, 신세계, CJ오쇼핑, 파라다이스, GKL을 추천했다. 일부 정유, 화학, 해운, 조선주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이슈가 지속적인 상승 계기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제한적이고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수출에 독이 될 수 있으며, 자산 버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지수보다 종목과 테마가 시장을 좌우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테마별 변수들에 대해 실현 가능성 여부와 시기 등을 따져가며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